"산불감시원 23명 부정채용됐다"…하남시 내부 폭로 파문(종합)

입력 2018-01-23 15:20  

"산불감시원 23명 부정채용됐다"…하남시 내부 폭로 파문(종합)
담당 공무원 내부게시판에 글…"과장·팀장이 준 명단 합격시켜"
시 "사실로 확인되면 합격 취소"…경찰도 내사 착수

(하남=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경기도 하남시의 산불감시원(기간제 근로자) 채용과정에서 부정청탁에 의한 비리가 있었다는 내부 직원의 폭로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시는 자체 감사를 거쳐 부정채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대상자에 대해 전원 합격취소 조치를 하기로 했다.
경찰도 사실관계 파악에 나서는 등 내사에 착수했다.



23일 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9일 산불감시원 채용공고를 낸 뒤 61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서류심사(20점), 체력시험(30점), 면접(50점)을 거쳐 19일 30명에게 합격자 통보를 했다.
이번에 선발된 산불감시원은 봄철(2.1∼5.15)과 가을철(11.1∼12.15) 5개월 동안 주 5일 오전 9시∼오후 6시까지 근무하고 6만5천440원의 일급이 지급된다.
만 18세 이상의 하남시민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데다 업무가 산불 예방과 감시활동으로 비교적 어렵지 않다 보니 중·장년층의 선호가 높아 이번 채용과정에도 선발 인원의 2배가 넘는 지원자가 몰렸다.
이번에 산불감시원 채용시험을 총괄한 시 공원녹지과 A(9급) 주무관은 22일 실명으로 시청 행정망 내부게시판에 글을 올려 "지난 17일 진행된 산불감시원 채용시험이 불공정하게 진행됐고 검정과정에서도 조작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과장님과 팀장님으로부터 합격시켜야 할 사람의 이름이 적힌 쪽지 등으로 23명의 명단을 받았고 채용 인원 30명 중 23명을 합격시켰다"고 주장했다.
A 주무관은 "과장님과 팀장님도 누군가로부터 청탁을 받았을 것이고 이를 거절하면 과장님과 팀장님은 물론 저에게까지 오게 될 불이익이 두려워 거절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부정청탁 속에 치러진 이번 시험이 아무 문제 없이 넘어간다면 다음 이 자리에 오게 될 공무원이 다시 이런 상황을 겪게 될 것을 생각하니 늦었지만, 잘못을 바로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사실을 알리게 됐다"고 했다.
A 주무관은 산불감시원 채용과정에 관행처럼 이런 부정청탁이 이뤄졌다는 주장도 폈다.
시는 23일 곧바로 감사에 착수해 채용비리를 폭로한 A 주무관과 부정채용 청탁 대상자 명단이 담긴 쪽지를 건넨 것으로 거론된 담당 과장과 팀장으로부터 사실관계를 파악했다.
합격시켜야 할 대상자 명단이 담긴 쪽지를 건넨 것으로 지목된 시 담당 과장은 "감사받고 있는 중이라 지금 뭐라고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시에 따르면 담당 과장과 팀장은 감사부서 조사에서 '예전에 산불감시원으로 일했던 사람들인데 한번 살펴보라'는 취지로 각각 A 주무관에게 명단을 건넨 사실이 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A 주무관은 이런 상급자의 조치에 대해 '강압적이지는 않았지만, 부담을 느꼈다'는 취지로 감사부서 조사과정에서 밝혔다고 시는 전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산불감시원 채용과정 전반을 감사해 24일까지 마무리하려고 한다. 그 결과에 따라 문제가 된 합격자는 합격을 취소하고 재선발하는 등 추후 조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오수봉 하남시장은 "보고받고 바로 감사 착수를 지시했다.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감사를 마무리하려고 한다. 감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관련자에게는 책임을 묻고 잘못된 부분은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부정청탁에 의한 채용비리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내사에 착수했다.
하남경찰서 관계자는 "내부 폭로로 의혹이 제기된 만큼 해당 주무관을 오늘 중 면담할 예정"이라며 "일단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자료가 있는지 확인한 뒤 정식 수사 착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gaonnu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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