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세이프가드 발동한 트럼프…다음 타깃은 철강·車

입력 2018-01-24 11:00   수정 2018-01-24 17:53

세탁기 세이프가드 발동한 트럼프…다음 타깃은 철강·車

코트라 보고서…"트럼프, 미국 우선주의 내세워 수입규제 수단 총동원"
"지난해 한국 대상 각국 수입규제는 187건…미국 31건 1위"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수입산 세탁기·태양광 제품을 대상으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이라는 '초강수'를 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 자동차 등을 다음 수입규제 대상으로 겨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트라(KOTRA)는 24일 발간한 '2017년 하반기 대한(對韓) 수입규제 동향과 2018년 상반기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의 향후 수입규제 예상품목으로 철강, 자동차, 가전을 꼽았다.
가전의 경우 23일 세탁기 세이프가드 발동이 결정됐기 때문에 앞으로 미국의 '통상 화살'은 철강과 자동차에 집중될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코트라는 철강 분야에 대해 "미국 철강업계와 의회를 중심으로 중국산 및 한국산 저가 철강 제품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은 그간 한국산 철강에 대해 정부 보조금·초과 생산 등으로 낮은 단가의 철강을 미국에 덤핑 수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이 초과 생산된 중국산 철강을 가공해 미국으로 재수출하고 있다는 점도 미국의 불만 대상이었다.
코트라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철강수입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반덤핑·상계관세 관련 인력을 대폭 증원했다. '철강수입 모니터링 및 분석 시스템'도 운영하며 반덤핑 등 무역구제 제소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철강업계는 수입 제품의 미국 안보 침해 여부를 평가하는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철강수입에 관한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이에 따라 수입산 철강제품이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판단할 경우 관세 부과 등 여러 조치를 할 수 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트럼프 정부는 미국 내 생산과 고용을 늘리라고 압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GM, 포드, 도요타 등의 기업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인 바 있다. 이에 관련 기업들은 앞다퉈 미국 내 생산설비 설립을 추진하거나 일자리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코트라는 "한국기업 등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은 기업들도 무언의 압박을 느끼고 미국 내 생산설비 확장을 검토하는 등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이 같은 분위기는 향후 제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트라는 자동차·가전업체의 미국 내 생산이 증가하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생산 완제품과 부품에 대한 미국 측 수입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자동차 산업 관련 수입규제 강화 움직임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 통상당국은 이 같은 미국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며 우리 측 이익을 관철해야 하기 때문에 개정협상 과정은 상당히 험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우리나라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도 미국 측 통상 압박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한국, 중국, 대만, 일본 기업 등을 상대로 차세대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의 관세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국내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이 한국 기업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가 SSD 시장에서 점유율 30%로 1위를 차지하고, SK하이닉스도 7위 업체이기 때문이다.
화학 분야에서는 ITC가 지난해 9월 한국 등 5개 국가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페트(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수지를 대상으로 반덤핑 조사 예비단계에 착수했다.
이어 오는 3월에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연례 통상정책 어젠다'와 '연례 국가별 무역장벽(NTE)' 보고서 발표가 예정됐다. 이 보고서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통상 입장이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4월에는 미국 재무부의 연례 환율보고서, USTR의 연례 스페셜 301조 보고서 발표가 이어진다.
특히 환율보고서 발표와 관련해서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등 강수를 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라는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과 기존 통상법을 통해 의회 승인 절차를 우회하는 방식으로 미국 우선주의(American First) 무역 정책을 시현하고 있다"며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관세법 337조 부활 등 수입규제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국 대상 최다 수입규제국(31건)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인도가 28건으로 뒤를 이었고 터키(15건)와 중국(14건)이 3, 4위를 차지했다.
한국 제품에 대해 수입규제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는 총 27개국으로 규제 건수는 187건이다. 지난해 6월말과 비교하면 3건이 감소했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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