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두여왕 모욕' 논란 인도 영화, 개봉후엔 '이슬람 모욕' 논란

입력 2018-01-30 21:54  

'힌두여왕 모욕' 논란 인도 영화, 개봉후엔 '이슬람 모욕' 논란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인도에서 역사와 달리 힌두 여왕과 이슬람 왕의 로맨스가 묘사됐다며 힌두 여왕에 대한 모욕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영화 '파드마바트'가 정작 개봉 후에는 '이슬람 모욕' 논란에 휩싸였다.

30일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이슬람교가 국교인 말레이시아의 영화등급위원회(LPF)는 이 영화가 "무슬림의 감수성을 자극하며 불쾌감을 줄 수 있다"면서 등급 부여를 거부했다.
LPF는 이 같은 결정을 한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영화가 이슬람 왕을 지나치게 잔인한 인물로 묘사했다고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화를 말레이시아에서 수입한 배급사는 LPF의 등급 거부 결정에 항소했다.
파드마바트는 14세기 인도 북부 라자스탄 주의 힌두 왕조 라지푸트의 왕비 파드마바티 이야기를 다룬 것으로, 그는 델리를 중심으로 한 투르크-아프간계 이슬람 왕조인 술탄조의 알라우딘 킬리지 왕이 공격해 와 라지푸트 왕국이 패배하자 다른 여성들과 함께 자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라지푸트 왕가의 후손으로 알려진 라지푸트 카스트와 강경 힌두주의자들은 이 영화에 파드마바티와 킬리지의 로맨스를 암시하는 장면들이 담겼으며 이는 역사 왜곡이자 왕비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하면서 제작단계에서부터 반발했다.
힌두민족주의 성향의 여당 인도국민당(BJP)의 하리아나 주 지역당 간부이자 사업가인 수라지 팔 아무는 영화의 주연 여배우인 디피카 파두콘과 감독인 산자이 릴라 반살리를 살해하는 이에게 1억 루피(약 17억 원)를 현상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말하는 등 살해 협박까지 했고, 영화사는 개봉을 2달 연기했다.
지난 25일 영화 개봉을 앞두고는 수도 뉴델리와 인접한 하리아나주, 우타르프라데시 주와 중부 마디아프라데시 주, 서부 마하라슈트라 주 등에서 힌두 우익단체 회원 등이 도로를 막고 차량에 돌을 던지며 불을 지르는 등 대규모 과격 시위가 벌어져 일부 학교가 휴교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영화가 개봉하자 힌두 단체의 반대는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반대 시위에 앞장섰던 힌두 단체 카르니 세나가 위촉한 역사학자 2명은 이 영화를 본 뒤 "이 영화가 누구에게도 해를 끼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파이낸셜익스프레스 등 인도 신문은 이 영화가 힌두 왕비를 명예롭게 나타냈을 뿐 모욕한 부분을 찾아볼 수 없다며 그간의 시위 사태를 "헛소동"에 비유했다.
무슬림 인구가 많은 잠무-카슈미르 주 지역의 일부 신문은 이슬람 왕조의 킬리지 왕이 너무 잔인하게 묘사됐다면서 "항의 시위를 한다면 무슬림이 해야 할 영화"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영화는 개봉 후 닷새간 인도에서만 12억4천만 루피(209억 원)의 입장권 수입을 기록하면서 크게 흥행하고 있다.

ra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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