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인들 '쓴소리' 들은 이성열 국립극단 예술감독

입력 2018-02-12 21:06   수정 2018-02-13 10:02

연극인들 '쓴소리' 들은 이성열 국립극단 예술감독
"매년 상하반기 한번씩 현장 연극인 목소리 듣는 자리 마련하겠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국립극단이 곧 70주년을 맞지만 '우리 안의 어른'이 필요할 때 국립극단의 근간이 흔들렸습니다. 시스템적으로 이를 보완하는 진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12일 오후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 연극인들이 모였다. 국립극단이 마련한 '이야기마당'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말 국립극단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이성열 연출가는 국립극단 운영방향 중 하나로 연극계와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제시했고 그 일환으로 이날 현장 연극인들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신임 예술감독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듯 이날 행사에는 원로배우부터 젊은 연출가까지 다양한 연령의 배우·연출가·극작가 등 연극인 120여명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어이~국립극단, 내 얘기 좀 들어봐!'라는 행사명대로 이날 행사에서는 다양한 연극인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국립극단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쓴소리'도 많았다.



극작가 정범철은 한국극작가협회를 대표해 "젊은 작가에 대한 지원사업이 많아진 것은 고무적이지만 반대로 10년 이상 된 기성작가들의 기회는 오히려 줄어들었다"면서 기성 작가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배우들은 국립극단 시즌단원제의 문제점과 공정한 오디션 기회 확대 등을 주문했다.
남명렬 배우는 오디션으로 배우를 선발할 때 공정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수환 배우 역시 연출가가 기존에 함께 작업하던 익숙한 배우들과 다시 작업하게 되는 현실을 지적하며 "연출에게 모든 캐스팅 권한을 맡기지 말고 교수나 관객 등 다양한 심사위원들이 참여해 연출가들이 다른 배우들과 작업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달라"고 건의했다.
원로배우도 마이크를 들었다. 1971년부터 1995년까지 국립극단 단원으로 활동했던 원로배우 권성덕(77)은 "내가 활동할 당시는 국립극단이 '국립양로원'으로 불렸지만 지금은 배우가 없어 '국립고아원'으로 불린다"며 "단원을 연차적으로 몇 명이라도 확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연옥 극작가는 국립극단이 공연 채택을 앞둔 젊은 작가에게 그동안 파트너로 함께 해 온 연출가를 바꾸지 않으면 정식공연으로 채택되지 않을 수 있다는 식으로 압박했다며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성열 예술감독은 "연출가와 작품의 매칭 권한이 100% 작가에게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번 일에 대해 관계자들이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라는 중재안이 나오기도 했다.
연출가이자 배우로 활동하는 박영희씨는 국립극단이 70주년을 앞뒀지만 그동안 제대로 '어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박 씨는 또 국립극단이 좀 더 적극적으로 관객 개발에 나서 어린이들에게도 극장이 편안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도 내놨다.
이성열 예술감독은 "오늘 있었던 이야기들을 기록하고 경청해 국립극단 사업에 반영하겠다"면서 "매년 상하반기에 한 차례씩 이런 자리를 이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zitro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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