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이 물고기는 혹시?" 경기장·미디어촌 로봇들 인기만점

입력 2018-02-16 10:19   수정 2018-02-16 10:33

[올림픽] "이 물고기는 혹시?" 경기장·미디어촌 로봇들 인기만점

선수촌·올림픽플라자 등에서 11종 85대 로봇 활약
ICT 기술력 알리는 전도사 역할 톡톡 "각국 미디어 앞다퉈 취재"



(강릉=연합뉴스) 이웅 기자 = "와아~"
올림픽 굿즈를 사기 위한 인파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는 평창 올림픽플라자 슈퍼스토어 한켠에서 아이들의 탄성이 들렸다.
아이 몇 명이 눈을 떼지 못하는 수족관 안을 들여다봤더니 큼직한 물고기들이 우아하게 헤엄치는데, 가만 보니 로봇이었다.
동영상을 찍어 아들놈 핸드펀으로 보냈더니 금세 "오마이갓?!!!! 얼마야 싸면 나 하나 사주셈"이라는 반응이 왔다.
취재부스로 와서 동료에게 사진을 보여줬더니 대뜸 "이거 혹시 MB 로봇물고기 아냐"라고 한다.
맞다. 이명박 정부 때 4대강 사업 하면서 대통령이 나서 브리핑까지 한 뒤 정부에서 몇십억 원을 들여 수질검사용 로봇물고기를 개발했던 적이 있었다.
나중에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 담당자에게 전화로 물었더니 빵 터진다.
"전혀 아닙니다. 그 물고기랑은 전혀 상관없습니다."



올림픽 공식 후원사가 아니라 업체 이름을 밝히진 못하지만, 국내 중소업체에서 만든 '관상어로봇'이라고 했다. 비단잉어와 도미를 모델로 했다는데 한눈에 봐도 잘 만들었다.
이 로봇들은 스스로 장애물을 인식해 자유자재로 헤엄을 치는데, 길이는 53㎝, 무게는 2.6㎏, 5시간 충전하면 30시간 동안 움직인다고 했다. 올림픽플라자 ICT체험관에 있는 것들은 바닥의 퍽을 골대에 집어넣는 게임을 한다고 했다.
관상어로봇 수족관은 각국 기자들의 취재부스가 모여있는 평창 메인프레스센터(MPC)에도 있다.



로봇물고기만이 아니다. 평창과 강릉의 경기장과 시설 곳곳에는 각종 로봇이 배치돼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스하키 경기가 열리는 강릉 관동하키센터 로비에 봤던 안내로봇 '퓨로'는 음성인식 센서가 있어 "따라와" 하고 부르면 쭐레쭐레 따라온다. 사진을 찍어 이메일로 보내주고 경기 일정과 주변 관광지, 이벤트 행사 등을 안내하고 통역 서비스도 한다.
강릉 미디어촌의 식당과 라운지에는 바닥에 빔을 쏴 경기 정보, 메뉴, 날씨 등을 알려주는 '파티로봇'이 돌아다닌다.
미디어촌 프레스센터에선 사람을 찾아다니며 음료수 서비스를 하는 '음료서빙로봇'이 눈길을 끈다.
평창 MPC에선 '청소로봇'이 가던 발길을 붙잡는다. 큰 덩치에 동글동글 귀여운 외모를 하고 사람을 피해 다니며 바닥 청소를 한다.
경기장에서 관중들이 이동하는 통로 요소요소에는 경기 정보를 제공하는 수호랑 모습의 '마네킹 로봇'이 서 있는데, 지나가는 관중들이 줄을 서서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한다.



16일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올림픽 시설들에서 가동 중인 로봇은 11종 85대다.
이 중 숫자가 가장 많은 것은 안내로봇으로 29대가 경기장과 선수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경기장과 시설 곳곳에서 각종 서비스를 담당하는 로봇들은 이번 대회의 명물로 자리 잡아 각국 미디어의 관심을 끌고 있다.
평창조직위 관계자는 "해외 방송사마다 로봇들을 찍어가고 있어 홍보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로봇들이 우리나라의 정보통신기술(ICT)을 전 세계에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알아서 그림을 그리며 올림픽 분위기를 돋우고 있는 '벽화로봇'은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올림픽스타디움, 미디어촌, 경기장 등에 10대가 배치돼 있는데 지상 20m 높이까지 벽화를 그리고 4가지 잉크로 1천만 가지의 색상을 구현할 수 있다고 한다.
이번 올림픽은 여러모로 로봇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성화봉송 주자로도 로봇이 기용됐으며, 패럴림픽 때는 하반신 마비 장애인이 로봇을 입고 성화봉송 합화식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10~11일은 강원도 횡성에서 인공지능 로봇들이 선수로 나선 스키 경기가 펼쳐지기도 했다.



대회 기간 이들 로봇의 운영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서 주관한다. 모든 로봇은 국내 중소업체들이 개발·제작했으나 올림픽 후원사가 아니어서 업체 홍보는 할 수가 없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승인을 받은 올림픽 로봇 분야 공식 후원사는 일본 도요타다. 하지만 도요타는 이번 대회는 후원하지 않고 2020년 도쿄올림픽부터 후원사로 활동할 예정이다.



abullapi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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