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北 한춘경·박일철, 101위·107위…"많이 배웠습니다"

[올림픽] 北 한춘경·박일철, 101위·107위…"많이 배웠습니다"
한춘경 "온 나라가 모여서 이렇게 경기를 하니 참 기쁩니다"


(평창=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북한의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 한춘경(24)과 박일철(22)은 16일 평창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 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15㎞ 프리스타일 종목에서 세계와 격차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한춘경은 42분 43초 2로 119명 가운데 101위, 박일철은 43분 43초 4로 107위에 그쳤다.
117번째로 출발한 한춘경과 118번째 박일철은 출발 신호가 떨어지자마자 힘차게 전진했지만, 세계 수준의 선수와 함께 경기하며 완주한 것에 만족한 채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둘은 함께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들어섰다.
나이가 2살 많은 한춘경이 대표로 "온 나라가 모여서 이렇게 경기를 하니 참 기쁘다"며 "앞으로 더 높은 경기 실적을 올리기 위해서 더 많은 땀을 흘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들이 최근에 출전한 국제대회는 지난해 4월 러시아 아파티티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크로스컨트리 컵 대회다.
남자 10㎞ 프리스타일 경기에서 한춘경은 출전 선수 92명 가운데 90위, 박일철은 최하위에 그쳤다.
국제대회에 자주 출전할 여건이 안 되는 이들에게 올림픽 무대는 무엇과도 바꾸기 힘든 기회다.
침묵을 지키던 박일철은 "많이 배웠습니다"라며 한마디를 거들었다.
북한 응원단은 이날 경기장을 방문하지 않았지만, 대신 한국 대학생으로 구성된 응원단이 한춘경과 박일철에게 응원을 보냈다.
한춘경은 "우리 한민족이 응원하니 정말로 힘이 났다. 앞으로 통일되면 (이번 올림픽이) 더 큰 의의가 있을 것 같다"며 응원단에도 감사 인사를 했다.
크로스컨트리 스키에 출전한 한춘경과 박일철, 그리고 전날 여자 10㎞ 프리스타일 경기를 마친 리영금(19)은 이번 대회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한춘경은 향후 계획을 묻자 "저희도 잘 모르겠습니다"라며 말을 흐렸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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