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하프파이프서 점프 한 번 시도 않은 하버드대 출신 헝가리 대표

입력 2018-02-20 10:48  

[올림픽] 하프파이프서 점프 한 번 시도 않은 하버드대 출신 헝가리 대표
25살에야 스키 시작…기량 차이 크지만 월드컵 30위 이내 자격 충족해 출전



(평창=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는 높은 점프에 이은 화려한 공중 동작으로 점수를 매기는 종목이다.
그런데 세계 최고의 무대인 올림픽에서 경기 내내 점프 자체를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선수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바로 헝가리 국가대표인 엘리자베스 마리안 스와니(34)다.
스와니는 19일 강원도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여자 하프파이프 예선에 나와 31.40점으로 24명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23위 랄라 프리스 살링(덴마크)의 45.00점과도 14점 가까이 차이가 났고, 결선행 막차를 탄 12위 아나 카라뒤(프랑스)의 72.80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예선 1위 캐시 샤페(캐나다)의 93.40점과는 비교도 어려운 수준이다.




경기 내용을 보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더 많다.
반원통형의 슬로프를 좌우로 왔다 갔다 하며 공중 동작을 펼쳐야 하는데 스와니는 공중 동작을 사실상 시도 자체를 하지 않았다.
그 덕분에 슬로프에서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저럴 거면 도대체 올림픽에는 왜 나왔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수준이었다.
그의 독특한 이력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출신인 스와니는 명문대학교인 버클리대를 졸업했고 하버드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또 19살 때인 2003년에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나가겠다는 뜻을 밝힌 경력도 눈에 띄고, 미국프로풋볼(NFL) 오클랜드 치어리더와 베네수엘라 국가대표 스켈레톤 선수 등의 문도 두드렸던 선수다.
스키를 시작한 것은 불과 8년 전인데 그때 스와니의 나이는 25세였다.
그는 베네수엘라 국적으로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 출전하다가 2016년부터 조부모의 연고가 있는 헝가리로 국적을 바꿨다.
미국 출신인 그가 베네수엘라 국적을 어떻게 얻게 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월드컵에 출전해서는 거의 예외 없이 '꼴찌'를 했고, 최하위가 아닌 경우는 다른 선수가 넘어져서 형편없는 점수를 받을 때였다.
이런 수준의 선수가 어떻게 올림픽 무대까지 서게 되었을까.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월드컵에서 30위 이내 성적을 몇 차례 내야 한다.
미국 신문 덴버 포스트는 "프리스타일 스키 여자 하프파이프는 선수 저변이 얕아 월드컵에 나오는 선수 자체가 30명이 안 될 때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스와니가 2016년부터 출전한 10차례 월드컵에서 모두 30위 이내 성적을 냈는데 출전 선수가 가장 많았던 경우가 36명이었다.
이 대회에서도 스와니는 2명이 실격되고, 4명이 마지막에 출전을 포기하면서 '당당히' 3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FIS 심판 스틸 스펜스는 덴버 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스와니는 꾸준히 월드컵에 출전했고, 그때마다 다른 선수들이 넘어지고 완주에 실패하면서 최하위를 면하곤 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월드컵이나 올림픽 출전 자격에 대해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압도적인 꼴찌'를 한 스와니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통가 출신 크로스컨트리 선수인 피타 타우파토푸아, 역시 크로스컨트리에서 최하위를 한 헤르만 마드라소(멕시코)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타우파토푸아와 마드라소 역시 해당 종목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경기력에서 큰 차이를 보이면서도 올림픽에 '참가에 의의'를 두고 나온 선수들이다.
email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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