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이다 나이 오십에"…어른 로코 '키스 먼저 할까요?'

입력 2018-03-01 09:00   수정 2018-03-01 10:16

"자랑이다 나이 오십에"…어른 로코 '키스 먼저 할까요?'
김선아 코믹연기·감우성 감성연기 앙상블…'19금 농담'에 폭소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야한 분위기와 대사가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는데 눈살이 찌푸려지는 게 아니라 배꼽이 빠진다.
위험수위까지 가는 것 같아 시청자가 절로 "어! 어!" 하게 되는데, 딱 그 앞에서 멈추고 능청을 떤다. 덕분에 '피식피식' 잔웃음이 아니라 '푸하하' 폭소가 터져나온다. 상황과 연기가 너무 웃겨서 눈물이 날 지경.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다. 꺾어진 백살을 살아온 이들의 세월과 아픔과 허무가 단단히 밑에 깔려있다. 40~50대 중년의 로맨스가 발칙하고 유쾌하고 서글프다. SBS TV 월화극 '키스 먼저 할까요?'가 초반 화제몰이에 성공했다.



◇ "자랑이다 나이 오십에"…어른들의 로맨틱코미디
로맨틱 코미디는 한국 드라마의 주력 상품. 숱한 상품이 폭넓게 나왔지만 대부분 청춘남녀를 내세웠다. '키스 먼저 할까요?'는 낼모레 오십인 이들이 주인공이다. 각자 이혼 경력이 있는 중년의 '돌싱' 남녀를 내세운 로맨틱 코미디는 청춘남녀의 그것과 질량과 부피가 다를 수밖에 없다. 드라마는 이 지점을 정확하게 가격해 현실감 넘치면서도 유쾌 발랄한 어른들의 로맨틱 코미디를 그려내고 있다.
성인용품이 흐림 처리돼 화면에 등장하고, 노골적인 유혹의 몸짓이 펼쳐지며, 비록 일방의 착각에서 비롯된 것이긴 하지만 내숭은 개나 줘버린 듯한 '19금 공격적 대사'가 "이 드라마 왜 이렇게 웃겨!"라는 반응을 끌어낸다.
열일곱 딸이 있고 오래 전 이혼한 오십의 남자가 여자와 같이 간 모텔에서 샌님처럼 굴자 "자랑이다 나이 오십에"라는 일갈이 나오는 게 이 드라마인데, 표현 수위가 센 게 아니라 아줌마 수다처럼 편안하고 코믹하다. '은둔형 외톨이'를 '은둔형 도토리'라고 하는 등 쉼없는 말실수가 빚어내는 유머도 이 드라마의 '야한 분위기'를 희석시킨다.
배우자에게 가장 아프게 배신당해 바닥까지 무너졌던 두 남녀는 사실 이성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나 호기심이 바닥난 상태. 심지어 여자는 이혼하면서 진 사채 때문에 곧 신장을 팔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까지 몰렸고 과거 손목을 그은 전력도 있다.
드라마는 이런 사연 위에 오해와 오해가 빚어내는 코믹 상황극을 속도감 있게 펼쳐 보이면서 어느새 두 남녀를 응원하게 만든다.
"빵 터지게 웃다가 마지막에 눈물 짓는다"는 반응 속 드라마는 지난 27일 7-8회 시청률이 9.3%-12.4%를 기록하는 등 순항 중이다.
전작 '애인 있어요'에서도 역시 어른들의 감성 멜로를 선보이며 호평받았던 배유미 작가는 이번에는 코미디를 전면에 내세우는 여유를 보태, 어른들의 사랑에 좀더 살갑게 다가가고 있다.
극의 리듬을 살리고 있는 손정현 PD는 1일 "청춘 멜로는 많지 않나"라며 "나이는 좀 있는, 연기의 달인들이 나오는 멜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기획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19금 농담이 이어지지만 코미디의 옷을 입었기에 낄낄거리며 볼 수 있는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 김선아 코미디 '신의 경지'에…감우성의 감성 연기도 호평
갓 2주 방송됐지만 '키스 먼저 할까요?'의 주인공 김선아와 감우성의 연기에 대한 칭찬은 이미 자자하다. 특히 김선아의 코믹 연기는 이제 신의 경지에 올랐다는 평가다.
그가 연기하는 '극빈 돌싱녀' 안순진은 모든 게 이판사판이고 세상만사 무의미하다. 한때는 절망감에 죽음도 생각했지만, 이제는 돈 많은 남자 꼬셔서 말년을 편하게 보내볼까 싶은 안순진이 백억대 위자료를 깔고 앉아 있는 손무한에게 '영혼 없이' 들이대는 모습은 둘이 웃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만큼 기가 막히다.
이미 전작 '품위있는 그녀'에서 저 옛날 '내이름은 김삼순'을 뛰어넘는 원숙한 김선아표 코미디를 선보여 찬사를 받았던 그는 '키스 먼저 할까요?'를 통해 김선아가 보여줄 것은 여전히 많음을 증명하고 있다. 김선아의 코미디는 배유미 작가의 대사와 착착 궁합을 맞추며 안순진을 실존인물처럼 느끼게 한다.



감우성은 '고독한 독거남' 손무한을 맡아 김선아와는 결이 다른, 그러면서도 김선아와 묘한 조화를 이루는 코미디를 선보인다. 손무한이 벌거벗은 상태에서 집 욕실에 갇혀 삼박사일을 보내다 119에 실려 가는 상황 등은 감우성이기에 신선한 웃음을 준다.
또한 4년 만에 연기를 하는 그는 '감우성표 감성연기'를 새삼 주목하게 하며 시청자들을 설레게 한다. 이제는 지치고 피곤한 중년의 얼굴을 한 그가 그려내는 고독한 50대 남자의 캐릭터는 현실감이 높게 다가오는 동시에 마음을 '짠'하게 만든다.
바짝 메말라 있고 날을 세우며 살던 손무한이 안순진으로 인해 서서히 온기를 되찾고 변화해가는 모습이 이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 감우성은 손무한의 그런 변화를 잔잔하면서도 세심하게 표현해내며 드라마의 감성지수를 높인다.
손 PD는 "김선아 씨의 자연스러운 코미디와 감우성 씨의 절제된 코미디가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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