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총 3조6천억원 상당"…EU, 7일 대미 보복조치 결정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방침에 맞서 청바지, 위스키, 오토바이 등 28억 유로(3조6천억여원) 상당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6일 보도했다.
EU는 오는 7일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미국의 모든 철강 제품(25%), 알루미늄 제품(10%)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 방침에 대한 보복조치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미국과 EU 간 무역전쟁이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자체 입수한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리스트를 인용해 "EU가 미국에서 수입되는 소비재와 농업, 철강 제품에 이르기까지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EU 집행위는 오는 7일 회의에서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고율관세 부과 방침에 대응한 조치를 결정하기에 앞서 5일 저녁 EU 회원국 대표들과 대미 보복조치에 대해 논의했다고 이 통신은 밝혔다.
통신에 따르면 EU가 준비한 대미 보복관세 부과 대상은 ▲셔츠, 청바지, 화장품을 비롯한 소비재 제품과 오토바이, 유람선 등 10억 유로 ▲오렌지 주스, 버번위스키, 옥수수 및 농산품 9억5천100만 유로 ▲철강 및 다른 산업용 제품 8억5천400만 유로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관세' 부과 방침에 대해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EU가 25% 보복관세를 부과하려고 대상으로 삼은 제품들은 워싱턴 정가에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일례로 EU가 보복관세 대상으로 검토 중인 할리 데이비드슨 오토바이는 공화당 소속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의 지역구인 위스콘신주에서 생산되고 있다.
앞서 라이언 의장은 주초에 "무역전쟁의 결과에 대해 극히 우려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철강 고율관세 부과 계획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EU는 이밖에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고율관세 부과를 제소하는 것과 함께 대미 수출이 막힌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이 유럽 시장으로 몰려드는 것을 막기 위해 세이프가드를 도입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세실리아 말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부과) 조치는 유럽과 미국 관계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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