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 맞서다 암살된 로메로 엘살바도르 대주교, 성인 반열에

입력 2018-03-07 20:52  

독재 맞서다 암살된 로메로 엘살바도르 대주교, 성인 반열에
라틴어미사 폐지 등 교회 개혁 이끈 교황 바오로 6세도 성인 추대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1970년대 후반 엘살바도르에서 우파 군사독재에 항거하며 사회적 약자 보호와 정의 구현에 앞장서다 1980년 미사 집전 도중 암살당한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가 가톨릭 성인 반열에 오른다.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로메로 대주교를 성인으로 추대하는 데 필요한 기적을 승인했다고 7일 밝혔다. 가톨릭에서 성인이 되기 위해서는 해당 인물과 연관된 1가지 이상의 기적을 인정받아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로메로 대주교가 시성 자격을 얻었음을 발표하면서 "독재 정권의 억압에 맞서 가난한 사람 가운데 가장 가난한 이들 편에 섰던 성직자는 오늘날 가톨릭 교회의 모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리없는 자들의 목소리'라는 명성을 얻을 정도로 약자 보호에 헌신한 로메로 대주교는 사회·경제적 정의를 위해 싸우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이라고 주장하는 '해방신학'의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이런 이유로 그를 순교자로 볼 수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정치활동을 하다 희생된 사람으로 봐야 하는지에 대해 가톨릭 교회 내부에서 꾸준히 논란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년 2월 그를 가톨릭 순교자로 공식 인정했고, 로메로 대주교는 그해 5월 엘살바도르에서 25만 명의 신자가 모인 가운데 열린 시복식을 통해 성인의 전 단계인 '복자'(福者)로 선포됐다.
로메로 대주교의 시성식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교황청은 김수환 추기경을 한국인 최초의 추기경으로 서임한 당사자이자 격동기 가톨릭 교회의 개혁을 이끈 교황 바오로 6세(재위 기간 1963∼1978년)도 곧 성인으로 추대된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인인 교황 바오로 6세는 교황 요한 23세의 유지를 계승,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재개함으로써 라틴어 미사 폐지와 같은 가톨릭 교단의 광범위한 개혁을 완수한 교황으로 널리 기억되고 있다. 그는 재위 당시 낙태와 인공 피임을 금지하는 가톨릭의 원칙을 확립함으로써 서구 사회의 반발을 낳기도 했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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