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홍수에 더 고달픈 여성들…"기후변화에 男보다 피해심각"

입력 2018-03-08 16:22  

가뭄·홍수에 더 고달픈 여성들…"기후변화에 男보다 피해심각"
"자녀 돌보고 식량 구하느라 남성보다 더 힘든 처지에 놓여"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전 세계 곳곳의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더 큰 피해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영국 BBC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은 8일(현지시간) 기획기사를 통해 '기후변화가 남성보다 여성들에 더 큰 충격을 안겼다'고 보도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인해 발생한 이재민의 80%가 여성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가뭄과 홍수로 거처를 잃은 상황에서 자녀를 돌보거나 식량·연료를 구하는 역할을 주로 맡는 여성들이 더욱 취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15년 채택된 파리협정은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 부족 등을 우려하면서 여성이 불균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인정한 바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여성들의 피해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두드러졌다.
아프리카 중부에 있는 차드 호수의 약 90%가 증발하면서 토착 유목인들은 큰 위기에 처했다.
호수의 수위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여성들은 물을 구하기 위해 훨씬 더 긴 구간을 걸어서 이동해야 했다.
차드의 토착 여성·국민협회(AFPAT) 조정관인 힌두 우마루 이브라힘은 "건기에 남성들이 도시에 가면 여성들이 마을을 돌봐야 한다"며 "여성들은 더욱 취약한 입장일 수밖에 없고 더욱 힘든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기가 갈수록 길어지면서 마을 여성들은 아무런 지원 없이 식량을 구하는 동시에 가족까지 돌봐야 하는 등 더욱 힘들게 일해야 하는 구조다.
시골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빈곤을 경험할 가능성이 큰 쪽도, 홍수가 났을 때 더 큰 피해를 보는 쪽도 여성이라고 BBC는 분석했다.
이는 여성들이 기반 시설과 구직, 주택 등에 영향을 끼치는 재난으로부터 회복하는 것을 더 어렵게 한다.
일례로 2005년 미국 남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루이지애나에 홍수가 일어났을 때 가장 큰 피해를 본 계층이 아프리카계 미국 여성들이었다.
루이지애나주 남부의 뉴올리언스처럼 해수면이 낮은 도시는 앞으로도 계속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러트거스대학의 재클린 릿 여성학 교수는 "뉴올리언스에 카트리나가 닥쳤을 때 그 지역에 사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빈곤율이 훨씬 높았다"며 "그곳의 빈곤 가구 중 절반 이상은 싱글맘으로 이들이 가계를 이끌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하루하루 생존과 생필품을 위해 상호의존적인 공동체 네트워크에 의존했다"고 설명했다.
2004년 쓰나미가 동아시아를 덮쳤을 때도 여성들의 피해가 더 컸던 경우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스리랑카와 인도네시아, 인도에서 살아남은 남성 수는 여성 수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그 이유는 분명치 않지만, 남성들이 수영에 더 능숙할 것 같고 당시 여성들은 자녀와 친척들을 돌보느라 대피 시점을 놓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BBC는 유엔이 기후변화 충격에 대비할 양성평등 인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국가·국제 기후협상 기구에서 일하는 여성의 평균 비율은 30% 미만이라고 전했다.
환경학자인 다이애나 리버먼은 "여성들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에 관한 결정에 종종 관여하지 않는다"며 "전 세계의 인구 절반은 여성이다. 모든 중요 의사 결정에 여성들이 참여하는 게 중요하다"고 BBC에 말했다.





gogo21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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