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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피살' 일파만파…슬로바키아 내주 총리불신임 투표

입력 2018-03-14 18:19  

'언론인 피살' 일파만파…슬로바키아 내주 총리불신임 투표
조기 총선 가능성도…장수 총리 피코 최대 위기 맞아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이탈리아 마피아와 정치권의 공생 관계를 취재하던 기자가 피살된 뒤 슬로바키아에서 총리 퇴진과 조기 총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슬로바키아 의회는 야당의 요구로 19일 로베르토 피코 총리 불신임 안건을 표결에 부친다.
슬로바키아 의회는 연립정부에 참여한 3개 정당이 150석 중 78석을 차지하고 있다. 불신임투표가 가결되려면 76표가 있어야 한다. 연정에 참여한 정당 중에서 일부 이탈표가 나와야 불신임 안건이 통과될 수 있다.



연정을 구성한 세 정당은 13일 불신임투표와 조기 총선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제1당인 사회민주당(Smer-SD)의 연립정부 파트너인 신헝가리계연합당(MOST-HID·다리라는 의미)은 조기 총선을 치르지 않으면 연정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연정 파트너인 극우 성향의 슬로바키아국민당(SNS)은 연정이 붕괴하면 조기 총선을 논의하겠다며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다.
조기 총선이 이뤄지려면 의회에서 90표를 확보해야 하는데, 신헝가리계연합당은 11석에 불과해 국민당 등에서 추가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
연정에 참여한 각 정당이 압도적인 의석을 확보한 상황도 아니고 이해가 엇갈리면서 불신임, 조기 총선 전망은 아직 불투명하다.
정경유착을 취재하던 잔 쿠치악은 지난달 25일 브라티슬라바 근교 집에서 여자친구와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이 살인 혐의를 두고 수사하면서 슬로바키아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이달 9일에는 브라티슬라바에서만 5만여 명의 시민이 모여 피코 총리의 퇴진을 요구했다. 1989년 자유화 시위 이후 최대 규모다.
집회를 주도한 시민단체들은 16일에도 대규모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쿠치악 사건의 책임을 지고 피코 총리의 최측근이자 후계자였던 로베르토 칼리나크 내무장관이 12일 사퇴했지만, 시민의 분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중도 좌파 성향의 피코 총리는 2006년∼2010년에 이어 2012년부터 다시 총리를 맡고 있다.
그는 외국 자동차 기업들의 생산 공장을 유치하는 등 경제를 발전시키고 슬로바키아를 옛 공산권 동유럽 국가 중 유일한 유로존 국가로 만들며 대중적 지지를 확고히 굳혔지만 쿠치악 피살 사건으로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mino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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