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대상 자성대부두 앞날은…운영사 '20년 연장' 신청

입력 2018-03-20 17:27  

재개발 대상 자성대부두 앞날은…운영사 '20년 연장' 신청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부산 북항의 자성대부두가 앞으로 얼마나 오래 컨테이너부두 기능을 계속할 수 있을까.


1978년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선 전용 부두로 문을 연 이 부두의 임대 기간(30년)이 내년 6월 말로 끝나지만, 계약서에 20년 연장 조항이 있다.
또 자성대부두가 북항재개발 2단계 대상에 포함돼 있고 북항운영사 통합 문제와도 맞물려 있는 등 사정이 복잡하다.
부산항만공사는 20일 "자성대부두 운영사인 한국허치슨터미널이 최근 20년 연장을 신청해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가가 건설한 이 부두는 현재 부산항만공사 소유이며 애초에는 1999년 현대상선이 임대차계약을 맺고 사용하다가 2002년에 허치슨이 운영권을 인수했다.
항만공사와 허치슨터미널이 맺은 계약에는 임대료 체납 등 중대한 위반이 없는 한 20년 연장을 협의한다는 조항이 들어 있다.


허치슨 측은 운영 기간 연장은 당연한 권리이며, 고용 유지와 부산항의 원활한 물동량 처리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5만t급 선박 4척과 1만t급 선박 1척이 접안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자성대부두는 연간 20피트 컨테이너 200만개가량을 처리한다.
부산항 전체 물동량 2천만개의 10%에 해당한다.
항운노조원 530여명과 검수·화물고정 등 각종 항만서비스 업체 직원 등 약 800여명이 일한다.
재개발을 이유로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내년 6월 말 폐쇄한다면 이 인력이 일시에 모두 일자리를 잃는다.
2021년 전에는 부산에 새로 문을 여는 부두가 없는 데다 해양수산부가 2021~2024년에 개장할 신항의 2개 부두(2-4.5단계)를 완전자동화한다는 방침이어서 기존 인력이 설 자리는 사실상 거의 없다.
이 부두가 문을 닫으면 연간 200만개에 이르는 컨테이너를 다른 부두에서 처리해야 하는데 현재 부산항 사정으로는 만만치 않다.
하나의 운영사로 통합한 신선대와 감만부두의 시설로는 감당이 안 되고, 신항의 부두들도 여유가 많지 않아 상당한 체선·체화가 발생해 항만 전체 운용 효율을 떨어뜨릴 것으로 우려된다.
허치슨 터미널 조성환 상무는 "이미 매립을 마친 북항재개발 1단계 구간도 수요가 없어 대부분 빈 땅으로 방치된 상태인데 멀쩡한 부두를 없애 대량 실직사태를 유발하면서까지 재개발을 서둘러야 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부산항만공사는 자성대부두 운영 기간을 어느 정도 연장할 필요성은 인정한다.
항만공사 관계자는 "북항재개발 지역 토지 수요와 물동량 추이 등을 봐가면서 탄력적으로 운영 기간을 정하되 2단계 재개발계획이 확정돼 사업을 시작하기 전까지 연장하는 게 타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실상 허치슨 측이 주장하는 20년 연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해양수산부가 장기적으로 북항의 컨테이너 처리기능을 신항으로 일원화하고 북항 전체를 통합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확정된 기본구상안을 보면 2030년 이전에 부산항대교 안쪽에 있는 자성대부두와 신감만부두를 폐쇄하기로 돼 있다.
자성대부두 운영 기간은 2단계 재개발계획이 확정돼 사업에 들어가는 시기까지 연장된다고 하더라도 그 시기가 언제쯤일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1단계 사업이 성공을 거둬 토지 수요가 뒷받침돼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lyh950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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