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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서 귤 한 봉지 훔친 80대 국가유공자 훈방

입력 2018-03-23 11:11  

마트서 귤 한 봉지 훔친 80대 국가유공자 훈방

(고양=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마트에서 귤 한 봉지를 훔치고 붙잡혀 경찰에서 훈방된 80대 국가유공자의 사연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23일 경기 고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1일 열린 경미범죄심사위원회에 절도 범죄를 저질러 즉결심판이 청구된 A(82)씨가 넘겨졌다.
A씨는 지난해 12월 7일 고양시의 한 마트에서 귤 20개가 든 봉지를 몰래 가져가려다가 적발됐다.
한국전쟁 참전 유공자인 A씨는 보증금 4천만원에 월세 15만원짜리 빌라에서 부인(84)과 살고 있다.
부인은 심장질환으로 건강까지 안 좋다.
수입이 없이 생활고를 겪던 A씨는 마트를 지나가다가 순간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바로 발각됐다.
경미범죄심사위원회는 A씨의 여러 사정을 고려해 처벌을 하지 않고 훈방 조치하기로 결정했다.
또 A씨를 포함해 경미범죄심사위원회에 회부된 장애인·고령자·기초생활수급자 등 사회적 약자 9명을 훈방했다.
경미범죄심사위원회는 무분별한 전과자 양산을 방지하기 위해 범행 동기, 피해 정도, 상습성 등을 고려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반성의 기회를 제공하고 구제하고자 마련된 제도다.
경찰 관계자는 "획일적인 처벌로 사회적 약자가 전과자로 낙인이 찍히지 않도록 시민에게 공감받는 법 집행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suk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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