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발전기로 사드체계 운용…급식차 못 들어가
내달 공사 재개설 두고 다시 긴장감…"결정된 바 없다"

(성주=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 27일 오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기지 입구인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
왕복 2차 도로에는 쌓아둔 건축 자재와 텐트만 있을 뿐 다니는 사람조차 없을 정도로 고요한 모습이다.
마을회관 안에는 할머니 5∼6명이 앉거나 누워 휴식을 취할 뿐 여느 시골 마을처럼 평온한 분위기를 보였다.
작년 9월 성주골프장에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임시배치와 같은 해 11월 공사 차량·장비 반입 때 주민과 경찰 사이에 마찰이 있었으나 이후에는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경찰도 주민을 자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마을회관에서 200여m 떨어진 소성리보건지소 앞에 5∼6명이 대기할 뿐이다.
그러나 국방부가 다음 달 주한미군 사드기지 내 공사를 하기 위해 공사 자재와 인력을 반입할 거라고 주민에게 최근 통보해 다시 긴장감이 흐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사드 발사대 바닥 콘크리트 설치, 장병 생활환경 개선 공사 등을 위해 차 50여대와 장비를 들여보냈지만 그 뒤 인력이 들어가지 못해 공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시 주민과 사드반대 단체는 불법으로 사드 공사를 강행한다며 모든 주한 미군 통행을 막겠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통과하도록 하던 미군 급식차도 막았다. 그러나 한국군은 지금까지 사드기지에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는 상황이다.

국방부는 오수처리시설 개선, 장병 숙소(옛 골프장 클럽하우스와 골프텔) 누수방지, 냉난방기 교체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유류를 이용한 임시발전기로 사드체계를 운용하고 있어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급식차가 사드기지로 들어가지 못해 미군 장병들은 전투식량으로 식사하고 있다고도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군이 병력, 유류, 식량 등을 모두 헬기로 나르고 있다"며 "사드기지내 공사를 위해서는 근로자가 들락날락해야 하는데 들어갈 수가 없어 사드기지 운용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군 헬기는 1주일에 2∼3차례 사드기지로 들어간다고 한다. 적을 때는 2∼3대, 많을 때는 7∼8대가 움직인다는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환경부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조건부 동의 때 장병 생활환경을 개선하기로 했는데 못 하고 있다"며 "일반환경영향평가는 그다음 문제이고 주한미군 사업계획서가 완료돼야 추진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내달 초 사드기지 공사는 결정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사드철회를 요구하는 소성리 종합상황실은 "미군 출입을 통제할 수밖에 없다. 통제하지 않으면 불법인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인정하는 꼴이 된다"고 했다

이어 "철제 바리케이드와 대형 텐트로 도로와 진밭교를 점령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사드반대 단체는 매일 아침 사드기지 입구 진밭교에서 3∼10명이 참가한 가운데 원불교·기독교 기도회를 열며 사드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강현욱 소성리 종합상황실 대변인은 "내달 초 공사 재개설을 두고 국방부에 명확한 답변을 28일까지 달라고 했다. 그 결과를 보고 의견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par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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