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도 못 벌고 10년 버티는 '장수 좀비기업' 수두룩(종합)

입력 2018-03-29 15:54  

이자도 못 벌고 10년 버티는 '장수 좀비기업' 수두룩(종합)
저금리 영향…한계기업 4곳 중 1곳이 부동산·건설업
금융기관 한계기업에 123조 신용공여…금리상승시 부실화 우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이자도 벌지 못하면서 10년 가까이 버티는 장수 좀비기업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 중에는 부동산·건설업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9일 금융통화위원회 금융안정회의에 보고한 '금융안정상황' 자료를 보면 3년 연속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인 한계기업이 2016년 말 현재 3천126개로 분석됐다.
이는 전체 외부감사대상 비금융법인 기업(외감기업)의 14.2%에 달한다.
한계기업은 늘어나는 추세다. 2016년에 152개 감소했지만 폐업으로 제외된 기업이 크게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2010년 이후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한은의 해석이다.



저금리로 인해 한계기업들이 장기화하고 있다.
한계기업의 23.4%(504개)는 최소 9년 이상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상태가 이어졌다. 즉 조사기간 7년(2010∼2016년) 내내 한계기업이었다.
이들은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아 이자를 내며 버티는 것으로 추정됐다. 7년 연속 한계기업들은 2011년 이후 부채가 3조4천억원 늘었다.
영업외이익과 담보가 있는 경우도 장기 존속이 가능하다.



한계기업이 정상기업으로 살아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들은 이익창출 능력이 떨어지는 구조다. 한계기업 69.3%(2천167개)가 적자기업인데, 이 비율은 전체 외감기업 중 적자기업(23.0%)의 3배 수준이다.
영업적자는 자본잠식으로 이어져서 재무구조도 취약하다.
정상기업으로 전환됐더라도 다시 한계기업이 되는 경우도 많다.
2016년에 598개 기업이 정상기업으로 전환했는데 이는 전년(633개)보다 적은 수준이다.
이 가운데 19.2%(115개)는 여전히 이자보상비율 100%를 조금 넘는 구간에 머물렀다.
한은은 "영업환경 변화에 따라 다시 한계기업이 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며 "실제 2016년 전환 기업 중 374개(62.5%)는 2010∼2014년에 정상→한계로 전환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계기업 중 부동산·건설업이 26.7%(835개)로 4개 중 1개꼴이다. 부동산·건설업 5곳 중 1곳이 한계기업이다.
2012∼2014년 부동산 건설 경기 안좋았을 때 한계기업으로 대거 전환됐을 가능성이 있다. 또, 업종 특성상 다른 업종에 비해 담보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기관이 한계기업에 내준 신용공여는 122조9천억원으로 전체 기업의 15.0% 수준이다.
이 중 대출채권이 70.5%(86조7천억원)다.
자산규모 5천억원 이상 대기업에 신용공여 비중이 52.0%에 달한다.
업종별로 4대 취약업종(철강·조선·해운·석유화학)이 33.3%, 부동산·건설업이 21.2%다.
조선·건설사 구조조정 등으로 2015년 158조3천억원에서 신용공여가 다소 줄었다.
부동산·건설업 신용공여는 전년 대비 4천억원 증가했다.
금융기관별로 비은행금융기관은 신용공여 규모가 8천억원 감소했지만 한계기업 비중은 23.4%에서 29.5%로 상승했다.
금리가 올라가거나 경제여건이 어려워질 경우 한계기업들이 부실화될 우려가 있고 산업 측면에서도 자원이 생산성과 효율성이 낮은 쪽에 흘러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은 신운 금융안정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금리상승시 이자상환부담 증가 등에 어떻게 대처할지는 정부에서도 많은 고민을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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