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가자 충돌 중단촉구…美 반대로 진상조사는 무산위기

입력 2018-04-01 09:40  

국제사회, 가자 충돌 중단촉구…美 반대로 진상조사는 무산위기
유엔 안보리·EU의 '공정한 조사' 요구에 미국 거부…팔' 강력 반발
이스라엘군 진압에 17명 사망·1천400명 부상…추가 충돌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국제사회가 이스라엘군의 무력진압으로 불거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유혈 사태의 중단과 공정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우방인 미국이 '독립적인 조사'에 반대하면서 이-팔 간 긴장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AFP와 dpa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31일(현지시간) 아랍권 국가를 대표하는 쿠웨이트 주도로 긴급회의를 여는 한편 이스라엘-가자 접경지대의 충돌 중단과 독립적인 조사를 촉구하는 성명 초안을 작성했다.
이 초안에는 접경지대의 현 상황에 "중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평화로운 시위의 권리"를 재확인한다는 표현이 담겨 있다.
민간인 보호를 포함해 국제 인권법, 국제인도주의 법에 대한 존중을 촉구하는 내용도 이 초안에 포함됐다.
이 초안은 가자 사태가 발생한 30일 안보리 회원국들에 배포됐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에 대한 "독립적이고 투명한 조사를 촉구한다"고 발표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시위대에 실탄을 발사했는지 파악하기 위한 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이스라엘-가자 접경지대에서 이스라엘군의 무력 진압 지속과 이-팔간 유혈 충돌이 격화할 수 있다는 국제사회의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안보리 상임 이사국인 미국이 이를 반대하고 나서면서 이스라엘군의 강경 대응에 제동을 걸려는 국제사회의 시도는 사실상 무산위기에 놓였다.
미국은 31일 안보리의 성명 채택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이의를 제기했다고 안보리의 한 외교관이 AFP에 말했다.
유엔 주재 미국 외교 대표단은 아직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그러자 팔레스타인은 "미국이 가자 사태에 대한 안보리 성명을 막았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이번 반대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적대 행위를 계속 독려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팔레스타인 외무장관인 리야드 알말리키는 공식 성명을 내고 "미국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자행한 학살과 관련된 안보리의 어떠한 노력도 막고 있다"고 비난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 대변인 나빌 아부 루데이네도 미국의 안보리 성명 거부는 이스라엘의 공격을 비난하는 결의안 도출을 무산시켰다고 말했다.
앞서 팔레스타인 주민 수천 명이 지난 30일 올해 42주년을 맞은 '땅의 날'(Land Day)을 맞아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시위를 열고 접경지대 부근으로 행진하자, 탱크와 100여 명의 저격병을 배치한 이스라엘군은 이를 무력 진압했다.
알자지라 방송과 CNN은 이번 사태로 팔레스타인인이 최소 17명 숨지고 1천400명이 부상했다고 팔레스타인 당국 등의 발표를 인용해 전했다. 부상자 가운데 758명은 실탄 사격에 따른 것이라고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밝혔다. 고무 코팅 철탄과 최루탄 가스 흡입에 따른 부상자도 속출했다.
팔레스타인 당국은 그 다음 날을 '전국 추모의 날'로 선포하고 가자에서 합동 장례식을 치렀다.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서는 연대 차원에서 상점들이 문을 닫았다.
반면 이스라엘은 이번 무력진압의 정당성을 거듭 주장했다.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는 가자를 통치해온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인 하마스가 폭력 사태를 키우기 위해 민간인들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아비그도르 리버만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자국 군인들이 "우리가 기대한 것처럼 전문적이고 단호하게 대응을 했다"며 국제사회의 조사 요구는 "위선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은 또 가자에서 숨진 이들 중 최소 8명은 하마스 대원이며 다른 2명도 가자에서 활동하는 다른 무장단체 조직원들이라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이번에 사망한 5명은 하마스 대원들로 다른 시위 참여자들과 함께 "서로 어깨를 나란히 한 채 행진했다"며 비무장 상태로 시위에 동참했음을 시사했다.



gogo21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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