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혹한 농사엔 효자…갈색날개매미충·꽃매미 알 '꽁꽁'

입력 2018-04-05 09:13   수정 2018-04-05 16:34

겨울 혹한 농사엔 효자…갈색날개매미충·꽃매미 알 '꽁꽁'
겨울 평균기온 영하 0.6도…월동 해충한테 척박한 환경
작년 대규모 방제도 효과…올해 외래해충 발생 감소할 듯

(전국종합=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지난 겨울 혹독한 한파 영향으로 농작물에 해를 끼치는 외래 해충 발생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5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갈색날개매미충 현황을 조사한 결과 4천628㏊에서 월동난(알)이 발견됐다. 이는 지난해 5천37㏊보다 0.8% 줄어든 면적이다.
중국과 인도 등에 분포하는 이 해충은 2010년 국내에 들어와 사과·포도·복숭아 등의 수액을 빨아먹어 말라죽게 하거나 분비물을 배설해 과일의 상품성을 떨어뜨린다.
천적이 별로 없고 환경 적응력도 뛰어나 해를 거듭할수록 피해가 확산되는 추세다.
2015년 6천958㏊이던 이 해충 피해 면적은 이듬해 1만1천276㏊, 지난해 1만2천889㏊ 등 3년 새 2배 가까이 늘었다.
포도나무 등에 피해를 주는 꽃매미 알집도 전년(783㏊)보다 10.6% 줄어든 701㏊에서 발견됐다. 2015년 1천176㏊이던 꽃매미 피해는 이듬해 2천561㏊, 지난해 2천852㏊으로 증가했다.
사과·배·감나무 수액을 빨아먹거나 분비물로 그을음병을 유발하는 미국선녀벌레 역시 혹독한 한파를 겪으면서 부화율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해충은 산림 속 아카시아 나무 등에서 월동한 뒤 5월 초 알에서 깨어나 농경지에 이동한다. 2015년 4천26㏊이던 피해 면적은 지난해 1만5천138㏊로 3배 넘게 증가했다.
충북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외래 해충 부화율은 월동 환경에 매우 민감한데, 지난 겨울 영하 15도를 밑도는 추위가 이어진 만큼 부화율은 예년 수준을 밑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작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국의 평균기온은 영하 0.6도로 전년(1.8도)에 비해 2.4도, 평년(0.8도)보다도 1.4도 낮다.
알 형태로 겨울을 나는 해충한테는 생육환경이 매우 척박했다는 얘기다.
농업 당국은 갈색날개매미충, 꽃매미, 미국선녀벌레를 일컬어 '외래 해충 삼총사'라고 한다. 확산세가 빠르고 농약에도 쉽게 퇴치되지 않는 공통점을 지녔다.
1973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3번째로 포근한 겨울을 지낸 지난해 이들 해충의 발생면적은 사상 처음 3만㏊를 넘어섰다.
꽃매미 월동률이 88.9%에 이를 만큼 월동환경이 좋았기 때문이다.

국립농업과학원 작물보호과 김광호 박사는 "지난해 외래 해충이 크게 늘면서 지역별로 대규모 방제가 이뤄졌다"며 "추운 날씨가 겹치면서 올해 부화는 평년에 못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외래 해충 확산을 막으려면 부화 전 알이 있는 나뭇가지와 알집 등을 찾아 제거하고, 부화가 시작되면 곧바로 적용약제를 뿌려주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또 "산림과 농경지를 오가는 해충의 이동 경로를 파악해 넓은 구역을 한꺼번에 방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농촌진흥청은 외래해충 부화가 시작되는 5월 중순부터 산림청, 지방자치단체 등과 손잡고 권역별 공동방제에 나설 계획이다.
bgi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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