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내한…대중적 협주 레퍼토리 선보여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스타 현악 연주자들이 일주일 간격으로 한국을 찾는다.
올해 칠순을 맞은 '첼로 거장' 미샤 마이스키와 '얼음 여왕'으로 불리는 바이올리니스트 빅토리아 뮬로바(59), 최근 지휘자로도 활동 중인 미국 스타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51)이 그 주인공들이다.

체임버 오케스트라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대중적인 협주곡 레퍼토리들을 들려줄 예정이다.
가장 먼저 내한하는 연주자는 조슈아 벨이다. 오는 5월 31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르는 그는 2011년부터 이끌어 온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ASMF)와 함께한다.
그는 미국이 낳은 클래식계 슈퍼스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피플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50인'에 꼽힌 '꽃미남 바이올리니스트', 혹은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높은 바이올리니스트' 등의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2007년 1월 미국 워싱턴의 한 지하철역에서 길거리 연주자로 변장해 대중들의 예술적 감각에 대한 실험을 펼친 것으로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당시 45분간의 길거리 연주회를 통해 그가 모은 돈은 32달러17센트(약 3만5천원)였는데, 국제적으로 여러 논의와 비슷한 실험을 낳았다.
14세 때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가 이끈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스타덤에 오른 그는 17세에 카네기홀에 데뷔했으며 18세 때 데카 레이블로 첫 LP 녹음을 했다. 이후 그래미상, 머큐리상, 그라모폰상, 에코클래식상 등을 휩쓸었다.
그가 ASMF와 함께 내한하는 것은 2010년 이후 8년 만이다. 이들은 이번 연주회에서 바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 피아졸라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 등을 연주한다. 벨은 지휘와 바이올린 연주를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4만~15만원. ☎1577-5266
그 다음 주인 오는 6월 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빅토리아 뮬로바와 앙상블 '제네바 카메라타'의 내한 공연이 열린다.
러시아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빅토리아 뮬로바는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과 투명하고 깨끗한 연주 스타일, 꼿꼿한 자세로 '얼음 여왕'으로 불린다.
그러나 그는 음악만큼이나 드라마틱한 삶을 살아온 것으로 유명하다.
시벨리우스 콩쿠르와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큰 주목을 받은 그는 이듬해 스웨덴을 거쳐 미국으로 망명했다.
옛 소련 정보기관인 국가보안위원회(KGB)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호텔 방에 분신과도 같은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을 그대로 둔 채 국경을 넘은 과정은 한 편의 첩보 영화처럼 전개됐다.
한 음이라도 어긋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며 연습에 매진하던 연주자였지만 최근에는 보다 유연해진 레퍼토리와 연주 스타일로 관객 앞에 서고 있다.
이번 공연의 협연 프로그램은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이다. 2012년 발매된 뮬로바의 '베토벤 & 멘델스존' 음반에 대해 음악 전문지 그라모폰은 "가장 로맨틱한 멘델스존"이라고 평한 바 있다. 4만~15만원. ☎1577-5266

그로부터 또 일주일 뒤인 6월 16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는 '첼로 거장' 미샤 마이스키가 출격한다.
슈테판 블라더 지휘의 비엔나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공연이다.
한국을 자주 찾는 친숙한 연주자지만 해외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은 2011년 이후 7년 만이다.
그 역시 굴곡진 인생과 그로부터 비롯된 열정적 연주 스타일로 유명하다.
옛 소련의 라트비아에서 태어난 유대인 마이스키는 1969년에 누이가 이스라엘로 망명한 사건으로 인해 2년 가까이 강제수용소 생활을 하고 정신병원에 수용되는 상황까지 겪었다.
특유의 시적인 연주, 과도하다는 지적까지 받는 낭만적 곡 해석, 즉흥성을 중시하는 자유분방한 표현력 등도 그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곱슬머리와 하늘거리는 실크 블라우스도 그의 연주 스타일만큼이나 인기가 많다.
그는 가장 유명한 첼로 협주곡 레퍼토리 중 하나인 차이콥스키 로코코 변주곡을 연주한다. 4만~15만원. ☎1577-5266
비엔나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2부 프로그램은 모차르트 교향곡 39번이다.
한편, 마이스키는 6월 12일 한국의 젊은 실내악단으로 유명한 '앙상블 디토'와도 실내악 공연을 꾸민다. 공감과 젊음을 모토로 매년 열리는 클래식 축제 '디토 페스티벌'의 올해 하이라이트 무대로 꼽힌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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