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참사에 서방-러 갈등격화…"야만"vs"날조된 개입핑계"

입력 2018-04-09 14:23  

시리아 참사에 서방-러 갈등격화…"야만"vs"날조된 개입핑계"
크림반도·대선개입·스파이암살 등 충돌하다 또 시리아
미 "큰 대가" 경고에 러 "개입말라"…대리전 격화할라 우려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시리아 반군 점령지에서 지난 주말 발생한 화학무기 의심 공격으로 또다시 서방과 러시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양측은 서로 거친 비방전을 펼치며 전선의 범위를 확대, 신냉전 양상을 더욱 굳혀가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은 전통적 우방인 영국, 프랑스 등과 함께 시리아와 그 혈맹인 러시아를 코너로 몰고 가자 러시아가 시리아, 이란과 협공을 해 반격을 가하는 형국이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을 주축으로 한 서방과 러시아는 지난 7일 시리아 동구타 두마 지역에서 벌어진 화학무기 의심 공격의 배후를 둘러싸고 이틀째 날 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서방은 "짐승" "야만" "전쟁범죄"라는 표현까지 써 가며 이 공격의 배후를 강도 높게 비난한 반면 러시아는 "군사개입을 핑계 삼은 날조"라며 맞서고 있다.



서방의 대표 주자인 미국과 영국이 '구 냉전 체제'의 최대 적국 러시아와 그 우방국 시리아를 겨냥한 모양새다.
시리아 정부가 이번 공격의 배후에 있다고 보고 그 정부를 비호해 온 러시아까지 싸잡아 비난한 셈이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은 행동에 나서 시리아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의심 공격을 논의하기 위한 9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외관상으론 안보리 개최가 독립적인 조사와 책임자 처벌 요구를 주목적으로 삼은 시도로 보이지만 동시에 이번 공격의 주범으로 뱌사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암시하는 대목도 눈에 띈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알아사드를 '짐승'이라고 부르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이란은 짐승 같은 아사드를 지지한 책임이 있다"며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도 이날 두마 사건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촉구하며 "이러한 극악무도한 행위에 관여한 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9일 오전에는 시리아 정부군의 한 비행장이 미사일 공습을 받으면서 긴장이 한층 고조되기도 했다. 미국 정부 관리들은 미군 소행을 부인했지만 시리아 국영 매체는 "미국 공격의 개연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영국과 프랑스도 즉각 시리아 때리기에 나섰다.
영국은 시리아에서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국제기구의 조사가 진행돼야 하며, 러시아가 이를 막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프랑스 외무장관도 "화학무기 사용은 전쟁범죄"라며 유엔 안보리 회의를 최대한 빨리 소집해 동구타 지역의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러시아는 맞비방으로 서방에 맞서며 정면으로 대립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미국을 향해 "우리는 날조된 핑계 아래 이뤄지는 군사적 개입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군사적 개입은 "더욱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리아 외무부도 같은 날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의혹을 부인하면서 "설득력 없는 얘기를 되풀이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알아사드 정권의 또 다른 동맹 축인 이란 외무부는 화학무기 의심 공격을 비난하면서도 이 공격에 대한 의혹 제기에는 미국의 군사적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시리아 사태를 둘러싼 서방의 강도 높은 압박에 러시아와 시리아, 이란이 되려 역공을 펼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큰 대가' 발언과 러시아 외무부의 '용납 불가' 방침은 지난해 4월 미국이 토마호크 미사일로 시리아 공군 기지를 공습한 사실을 상기시킨다.
당시 미국은 알아사드 정권이 반군 지역인 칸셰이쿤을 사린가스로 공격한 것으로 판단, 이러한 공습을 단행하면서 러시아의 강력한 반발을 이끈 바 있다.
최근 들어 서방과 러시아가 충돌하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미국 대선개입에 따른 트럼프 정부의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올해 3월 러시아 출신 스파이 암살시도 사건 후 영국의 보복 조치와 러시아의 맞대응, 미-러간 핵무기 경쟁 양상으로 양측간 갈등은 이미 최고 수준에 달했다.
서방과 러시아는 지난 몇 년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 우크라이나에 대한 사이버 공격,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퇴진 문제 등을 둘러싸고 대립 또는 충돌을 빚어 왔다.
gogo21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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