놈 촘스키, 계층 사다리가 끊어진 10가지 이유를 논하다

입력 2018-04-12 07:40  

놈 촘스키, 계층 사다리가 끊어진 10가지 이유를 논하다
신간 '불평등의 이유'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살림살이가 나아지지 않는 세상. 월급을 차곡차곡 모아 결혼하고 애를 낳고 집을 장만하는 꿈조차 꾸기 어려운 현실.
21세기 자본주의 체제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신분 상승을 할 수 있는 계층 사다리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부와 가난은 대부분 그대로 후대에 대물림된다.
올해 구순이 된 좌파 언어학자 놈 촘스키가 세계적 문제로 부상한 불평등을 분석한 책을 펴냈다. 번역본 제목은 '불평등의 이유', 원제는 '아메리칸 드림의 진혼곡'을 뜻하는 'Requiem for the American Dream'.
저자는 "불평등은 정말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수준"이라고 지적하고 "부의 분배를 살펴보면 불평등은 주로 0.1%의 초부유층에서 기인하며, 이는 (미국의) 정책이 전체 국민의 의지와는 정반대로 부유층에 막대한 이익을 주는 쪽으로 수정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는 불평등이 확대되는 10가지 이유를 제시한다. 그중 첫 번째가 '민주주의를 축소하라'다.
저자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와 미국 헌법의 초안을 마련한 제임스 매디슨을 나란히 토론의 장으로 끌어온다. 그러고는 두 사람이 모두 자유민 남성만을 위한 민주주의를 요구했고, 빈민이 체제를 공격할 가능성을 염려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 같은 딜레마에 대한 해답은 달랐다. 저자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불평등을 축소하자고 주장했다면, 매디슨은 국민을 파편화하고 민주주의를 축소하라고 제안했다"고 비판한다.
역사적으로 미국 사회에서는 민주주의를 확대하려는 집단과 축소하려는 세력의 투쟁이 이어져 왔으나, 1960년대 이후 민주화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거세졌다는 것이 저자의 판단이다.
그는 이어 불평등이 심해진 또 다른 이유로 '이데올로기를 형성하라', '경제를 개조하라', '부담을 전가하라', '연대를 공격하라', '규제자를 관리하라', '선거를 주물러라', '하층민을 통제하라', '동의를 조작하라', '국민을 주변화하라' 등을 들고는 각각에 관해 상세히 설명한다.
저자는 너무 거대해진 금융자본을 통제할 수 없고, 기업이 정치인을 후원하며, 노동자의 연대가 약해지는 상황을 우려한다.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도 적용되는 문제다.
하지만 촘스키는 불평등이 개선될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은 끝까지 놓지 않는다.
"사람들이 조직화한다면, 자신들의 권리를 얻기 위해 싸운다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으며, 우리는 많은 승리를 얻을 수 있다."
이데아. 유강은 옮김. 224쪽. 1만7천원.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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