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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공습에 갈라진 지구촌…이해관계따라 미·러 '줄서기'

입력 2018-04-15 17:18  

시리아 공습에 갈라진 지구촌…이해관계따라 미·러 '줄서기'
서방·중동 美동맹들 대체로 '공습 지지'…중국은 러시아편, 인도는 유보
"'플레이어' 너무 많아 예측불가…시리아에서 '신냉전' 폭발" 평가도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에 대응한 미국·영국·프랑스 연합군의 시리아 공습에 지구촌이 둘로 쪼개지고 있다.
세계 각국이 시리아 공습에 대한 찬반 입장으로 극명하게 갈라지고 있어서다. 표면적으로는 이번 공격의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이 그 기준이지만,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시리아 사태에서 대척점에 서 있는 미국 또는 러시아에 줄을 선 것으로도 풀이된다.
서방의 공습이 화학무기 만행의 주역인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은 물론 배후에 있는 러시아를 겨냥한 조치라는 사실 또한 그 배경이 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시리아 공습을 발표하는 연설에서 알아사드 정권의 최대 지원국인 러시아와 이란을 지목해 압박을 가하고, '친미 대 친러'로 세계를 양분함으로써 이런 대치 구도를 명확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3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그의 정부는 시리아 화학무기를 제거하겠다고 세계에 약속했다"며 "(시리아) 알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공격은 러시아가 약속을 지키지 못한 직접적인 결과"라고 책임을 돌렸다.
이어 "러시아는 어두운 길을 계속 갈지, 안정과 평화를 지지하는 세력으로서 문명국가들에 합류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함으로써 '어두운 길을 추구하는 세력'과 '평화를 지지하는 문명국가'라는 이분법적 시각을 보였다.
러시아도 물러서지 않았다. 미국 주도 연합군의 시리아 공습을 강력히 규탄하고 미국을 비난하면서 정면 충돌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성명에서 "미국은 자신의 행동으로 시리아의 인도주의 재앙을 심화하고 주민들에게 고통을 안겼다"며 "시리아를 둘러싼 이번 상황 악화는 모든 국제관계 체제에 파괴적 영향을 미친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역사는 모든 것을 제자리에 두며 이미 유고슬라비아, 이라크, 리비아에 대한 피의 폭력에 대한 책임을 미국에 지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대 러시아'의 대결구도를 극명하게 보여준 무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였다.
러시아는 14일(현지시간) 연합군의 공습을 규탄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상정했으나, 공습의 주축인 미국·영국·프랑스가 일제히 거부권을 행사함으로써 부결됐다. 이 결의안은 러시아 외에 중국, 볼리비아만 찬성했다.

이 과정에서 세계 각국은 각자의 입장에 따라 미국 또는 러시아 쪽으로 헤쳐모이고 있다.
미국과 가까운 서방과 중동의 동맹들은 시리아 공습에 긍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EU는 동맹과 함께 정의의 편에 설 것"이라고 밝혔다.
직접 공습에 가담한 영국과 프랑스는 물론 독일과 이탈리아 등 다른 유럽 국가들도 대체로 지지를 표명했다. 다만 비(非) 참가국들은 "적절한 공습"이라는 정도의 표현으로 약간의 온도차를 보이기도 했다.
중동 패권을 놓고 이란과 싸우는 사우디아라비아 외교부도 "공습은 알아사드 정권의 범죄에 대한 반응이기에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시리아 내전에서 반군을 지원한 터키는 이번 공습이 알아사드 정권의 전쟁범죄에 '적절한 반응'이라고 평가하며 "미국의 작전을 환영한다"고 발표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역시 "화학무기 사용을 허가할 수 없다는 미국·영국·프랑스의 결의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중남미에서도 미국의 우방인 콜롬비아의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이 "우리는 화학무기 사용을 처벌하기 위한 행동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편에 선 나라들도 적지 않다. 러시아의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중국이 대표적이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하는 조치를 피해 가는 어떠한 일방주의적인 군사행동도 유엔헌장의 취지와 원칙에 위배된다"며 이번 공습을 비판했다.
또 그는 시리아의 화학무기 관련 시설을 타격했다는 미국 주장에 "중국은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 사건과 관련해 전면적으로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이날 이란 국영TV로 방송된 연설에서 "미국과 동맹국들은 시리아에서 저지른 범죄로 어떤 성과도 얻지 못할 것이라며 "시리아 공습은 범죄"라고 규탄했다.
미주정상회의에 모인 아메리카 대륙 정상들 중에서도 좌파 정권인 볼리비아와 쿠바가 시리아 공습 결정을 맹비난한 것은 물론 브라질, 아르헨티나, 페루가 우려를 나타냈다.
인도의 경우에는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모든 당사자의 자제를 촉구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해 다른 나라들과 대조를 보였다. 이는 오랫동안 러시아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지만, 미국과도 최근 부쩍 가까워진 독특한 입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시리아 사태를 두고 세계가 분열되는 모습은 향후 정국이 어디로 튈지를 가늠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미국과 러시아라는 양축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이 줄을 선 모양새지만, 어느 쪽에 설지를 결정한 배경과 각자의 이해관계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타일러 코웬 미국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14일 '블룸버그 뷰'에 게재한 칼럼에서 시리아 사태는 사공이 많아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관전평을 내놨다.
현재 중동 정세에 관여하는 '플레이어'가 너무 많아 1차 세계 대전 직전 동유럽 상황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코웬 교수는 "쿠바 미사일 위기나 북핵 사태, 과거 미·소 냉전은 지금 시리아를 포함한 중동 사태와 비교하면 매우 단순한 역학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도 "시리아에서 '신냉전'이 폭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러시아의 새로운 충돌이 첫 '미사일 위기'를 맞았으며, 이는 전 세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FP는 전망했다.
ric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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