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나 홀로 집에"…유럽 파트너들의 변심

입력 2018-04-16 16:40  

"메르켈 나 홀로 집에"…유럽 파트너들의 변심
독일공영 국제방송, 친구 잃어가는 메르켈 분석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유럽 동맹을 하나둘씩 잃어 "거의 나 홀로 집에" 상태에 놓여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헝가리, 이탈리아 같은 나라는 선거로, 스페인은 독일에서 붙잡혔다 석방된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의 신병 처리 갈등으로, 영국은 유럽연합(EU) 탈퇴를 뜻하는 브렉시트로 독일과의 결속이 약화하고 있다는 거다.
독일 공영 국제방송 도이체벨레(DW)는 15일(현지시간) 이같이 총평하며 이들 국가의 정부 리더십과 메르켈 총리와의 관계를 하나하나 소개했다.
헝가리는 이미 수년 전부터 메르켈 총리와 더는 가까운 파트너십이 안 되고 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아마도 유럽국가 정부 수반 가운데 메르켈 총리의 난민정책을 가장 강력하게 비난하는 인물이다. 그는 인종적으로 균질적인 헝가리를 만들고 브뤼셀의 EU 권력보다 주권국 헝가리가 더 많은 권한을 다시 갖는 것을 희망한다.
유럽의회에서 오르반이 속한 정당과 메르켈의 기독민주당은 같은 그룹으로 묶여 있지만 두 사람은 이데올로기가 다르다. 그래서 역시나 메르켈의 난민정책에 비판적인 기독사회당 소속 호르스트 제호퍼 독일 내무부 장관과 작고한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 같은 보수 성향 인사들은 오르반과 가깝게 지냈거나 가깝지만, 앞으로 수년간 메르켈이 오르반과 긴밀한 동지가 되지 않으리란 것은 분명하다.
스페인도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와 메르켈 총리가 긴밀했지만 푸지데몬 이슈가 불거지자 다른 상황을 맞고 있다. 스페인 정부가 반역 혐의를 두고 있는 푸지데몬 전 카탈루냐 수반을 독일 법원이 석방하고 이를 두고 사회민주당 소속 카타리나 발리 독일 법무부 장관이 올바른 결정이라고 하자 양국 관계는 훼손됐다.

비평가들은 독일이 푸지데몬에 대해 스페인으로 '범죄인 인도' 조처하지 않은 것을 들어, 독일 법원의 그 결정은 유럽의 신뢰를 땅속에 파묻은 것이라고도 한다고 DW는 전했다.
이탈리아와는 중도좌파 파올로 젠틸로니 총리와 매우 잘 지냈지만 지난 3월 이탈리아 총선에서 유로화 도입을 실패로 보는 정파 등이 약진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어떤 정부가 들어설지 아직 불분명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메르켈에게는 많은 부분에서 의견이 다른 힘겨운 파트너가 될 거라고 DW는 전망했다.
오스트리아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는 오늘날 비셰그라드 국가, 즉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 체코를 제외한 유럽 정부 수반 중 가장 거친 반(反) 난민정책을 대표하는 인사로 간주된다. 메르켈 총리는 쿠르츠 총리와 매번 힘겨운 타협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 총리가 영국민의 브렉시트 결정을 매우 안타까워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EU는 이로 인해 정치적 궁합이 잘 맞던 영국을 잃게 돼 있다. EU에서 독일 다음으로 국민경제 규모가 크고 분담금을 두 번째로 많이 내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핵보유국인 영국은 메르켈 총리에겐 가장 힘센 파트너였다.
영국은 탈퇴한 이후에도 독일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겠다고 하지만, 브렉시트가 가져올 유럽정치의 손실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
전통적으로 독일에 가장 중요한 우방 중 하나인 네덜란드와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유럽 통합' 심화 계획으로 제시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단일예산과 독자적 재무부 장관직 신설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다. 메르켈 총리로서는 마크롱의 제안에 큰 틀에서 긍정적이지만 이들 국가를 무시할 순 없다.
메르켈 총리에게 "깨질 수 없는" 파트너로 남는 인물은 마크롱 대통령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과거사를 딛고 화해의 길을 걸은 양국의 이들 두 지도자는 그러나 국내 정치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컨대 메르켈 총리가 마크롱의 유로존 강화 계획을 지지하고 나서려는 데 대해선 독일 납세자들의 부담이 커진다는 자유민주당과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반대가 있다. 또, 마크롱 대통령은 그 자신의 자유주의적 개혁 프로그램에 저항하는 노동파업 등 좌파 진영의 저항이 따르는 상황이라고 DW는 분석했다.
un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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