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 대선서 보수집권당 후보 '신승'…사법개혁·개헌 공약

입력 2018-04-23 11:04   수정 2018-04-23 11:25

파라과이 대선서 보수집권당 후보 '신승'…사법개혁·개헌 공약

96% 개표 결과 베니테스 46.49% 득표…친시장 정책 유지 전망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남미의 빈국 파라과이에서 70년 가까이 집권한 보수 우파 집권여당 후보가 22일(현지시간) 가까스로 대권을 다시 잡았다.
파라과이 선거관리위원는 96%를 개표한 결과, 집권여당인 콜로라도 당의 대선 후보인 마리오 압도 베니테스(46) 전 상원의원이 46.49%를 득표해 당선됐다고 밝혔다.
야권 연합(가나르) 후보인 중도 성향의 에프라인 알레그레(55) 전 공공사업부 장관은 42.72%의 표를 얻어 고배를 마셨다.
선거 막판에 공표된 사전 여론조사에서 베니테스가 알레그레를 18∼20%포인트 차로 여유 있게 제치고 승리할 것으로 나타났으나 실제 개표 결과 접전을 벌인 것이다.
2013년 상원의원에 당선된 후 2015년 상원의장을 거쳐 집권여당 후보가 된 베니테스는 낙태와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보수성향의 가톨릭 신자다.
그는 콩, 소고기, 수력 발전 전기 수출에 의존하는 오라시오 카르테스 현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시장개방을 지지하는 친시장주의자다.
부패척결을 위한 사법부 개혁 및 개헌, 무상교육 확대 및 국가 장학제도 활성화, 지역 보건소 역량 강화, 거시경제 안정 및 인프라 확대, 소농 지원 확대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베니테스는 독재에 부역한 가문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붙어있다. 그의 아버지는 1954년부터 1989년까지 파라과이를 통치했던 군부 독재자 알프레도 스트로에스네르의 개인 비서실장을 지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베니테스에게 독재자 부역 가문 출신이라는 악재는 큰 변수가 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약 420만 명의 유권자 중 43%가 18∼34세로 개인적으로 독재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다.
오히려 카르테스 현 대통령이 집권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연 4%의 경제 성장률을 이끈 점이 여당에 프리미엄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르테스는 대선과 함께 치러진 의회선거에서 상원의원으로 당선됐다.
베니테스 정권은 여소야대 상황 속에서 마약 밀매, 부패, 부의 불평등 해소라는 과제를 안고 출범하게 됐다.
콩 수출 세계 4위 국가인 파라과이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에 둘러싸인 인구 약 700만 명의 가톨릭 내륙국이다. 인근 국가와 쉽게 오갈 수 있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탓에 대마초와 코카인 등 마약 밀매가 기승을 부린다.
70년에 육박하는 보수 우파 정권의 장기 집권 속에 부패도 심각하다. 콜로라도 당은 1947년 이후 보수 우파 기득권층의 주도로 중도에 탄핵당한 중도 좌파 성향의 페르난도 루고 전 대통령이 집권한 4년(2008∼2012년)을 제외한 67년간 집권했다.
오랜 기간 토지주와 농장주에게 친화적인 정치적 기득권이 유지된 가운데 지난해 기준 국제투명성기구의 부패 순위가 180개국 중 135위에 그쳤다.
부의 불평등도 심각하다. 전체 인구 중 10%가 농지의 92%를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26.4%가 여전히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15∼19세 인구 중 약 3분의 1은 정식 교육을 받지 못했다.
penpia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