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성공 축하합니다"…伊공연서 현지 관객 기립박수

입력 2018-04-28 20:23   수정 2018-04-29 21:56

"남북정상회담 성공 축하합니다"…伊공연서 현지 관객 기립박수
클래식요람 '산타 체칠리아'서 한인 유학생들 단독 무대…조수미도 '엄지 척'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에서 열린 클래식 공연에서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을 축하하며 공연 전 현지 관객들이 모두 일어나 기립 박수를 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27일 저녁(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의 교내 공연장.
거대한 오르간 파이프가 무대 중앙에 위치한 유서 깊은 이 무대에서 이 학교에 재학 중인 한국 유학생들이 꾸미는 오페라 갈라 콘서트 '음악으로 하나되다'가 펼쳐졌다.



53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음악원은 세계적인 성악가와 음악가를 배출한 클래식 음악의 요람으로 유명하다. 세계 무대를 종횡 무진하고 있는 소프라노 조수미, 영화 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 메조 소프라노 체칠리아 바르톨리 등이 이 대학 동문이다.
이런 이름 값 덕분에 이날 공연은 주최측인 주이탈리아 문화원이 홍보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300여 석으로 할당된 입장권이 순식간에 동이 났고, 객석 대부분은 이탈리아 현지 음악 애호가들로 채워졌다.
막이 오르기 전 이 학교의 성악과장인 클라우디오 디 센니는 "산타 체칠리아에 재학하는 전세계 50개국의 학생 가운데 한국 학생들은 오래 전부터 현재까지 특별한 재능을 뽐내고 있다. 오늘은 이런 한국 학생들이 꾸미는 무대"라고 소개하며, 예정에 없던 깜짝 제안을 했다.그는 "마침 오늘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남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됐다"며 모두 일어서서 박수로 축하하자고 말했다.
이 말에 객석의 관객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일어나 힘차게 박수를 치며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이날 무대에 설 한국 유학생들의 좋은 무대를 함께 기원했다.
주이탈리아 한국대사관의 최관섭 공사는 "남북 정상회담을 축하해준 디 센니 과장에 감사드린다. 한국 유학생들이 이탈리아의 성악 산실인 산타 체칠리아라는 귀중한 무대에서 기량을 맘껏 펼치며 꿈을 향해 한걸음 더 다가가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날 공연에서는 이 학교에 다니는 한국 유학생 류승완(바리톤), 이승훈(테너), 김서희(소프라노) 등 성악 전공자 10명이 피아노 전공자 안지영, 오채영의 반주에 맞춰 베르디, 푸치니 등의 오페라 작품 속 아리아를 들려 줬다.
오페라에 귀가 밝은 현지 관객들은 당장 정식 오페라 무대에 서도 흠잡을 데 없는 학생들의 무대에 아낌 없는 찬사를 보냈다.
특히, 로마 인근에 거주하는 소프라노 조수미 씨가 바쁜 일정 속에서도 자리를 함께 하고, 후배들을 따뜻하게 격려해 눈길을 끌었다.
디 세니 학장은 "오래 전 여기서 공부해 세계적인 가수가 된 조수미가 오늘 여기 왔다. 이곳 학생들 모두 그처럼 되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며 조수미를 청중에게 특별히 언급하기도 했다.
서울대에 재학 중이던 1983년에 이탈리아에 건너와 이곳에서 세계 무대 진출의 발판을 닦은 조수미는 "후배들이 나보다 더 뛰어난 가수가 될 것"이라는 덕담을 건넸다.
그는 "후배들이 너무 노래를 잘해 뿌듯하고, 한편으로 큰 자극을 받았다. 나도 집에 얼른 돌아가서 연습을 더 해야겠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한편, 이수명 주이탈리아 한국문화원 원장은 "현지 한국 유학생들에게 가장 절실한 게 '무대에 설 기회'라고 해 학교측과 조율을 거쳐 이번 공연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한국인 유학생이 다수 다니는 다른 음악원과 협력해 비슷한 무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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