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스웨덴 한림원이 올해 노벨문학상을 시상하지 않기로 하자 노벨문학상 단골 후보인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팬들이 낙담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5일 보도했다.
아사히는 매년 노벨문학상 레이스에 주목해온 '하루키스트'가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가 없다는 사실에 당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루키스트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열성 팬을 지칭하는 '조어(造語)'다. 하루키가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거론되자 하루키스트들은 매년 수상자 발표 때마다 함께 모여 발표를 기다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하루키스트들이 모이는 도쿄 시내의 카페 '6차원'의 운영자 나카무라 구니오씨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벨문학상 수상) 발표 소식이 없는 것은 팬으로서 허전한 일"이라며 "내년 수상자가 2명이 함께 발표돼 (하루키의) 수상 확률이 높아질 테니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일본인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는 1968년 가와바타 야스나리, 1994년 오에 겐자부로 등 2명이며, 하루키는 3번째 일본인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기대를 받고 있다. 작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즈오 이시구로는 나가사키(長崎)에서 태어난 뒤 5살 때 영국으로 이민을 가 영어로 소설을 쓰는 일본계 영국인이다.
스웨덴 한림원은 종신위원의 남편인 프랑스계 사진작가 장클로드 아르노에게서 성폭력을 당했다는 여성 18명의 폭로가 이어지면서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비판을 받자 4일(현지시간) 올해 노벨문학상을 시상하지 않고 내년으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일본에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작품은 빠짐없이 베스트셀러가 되며 주목을 받는다. 이 때문에 대형 서점들은 매년 발표 시기를 앞두고 하루키 등 수상 물망에 오르는 작가의 특집 코너를 마련하기도 한다.
대형 서점인 준쿠도서점 이케부쿠로(池袋) 본점 담당자는 "노벨문학상 발표를 계기로 책을 읽지 않는 분들도 서점을 찾는다. (노벨문학상 발표가 없는 것이) 책 판매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b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