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잠실 더비서 6이닝 3피안타 무실점 쾌투
'3승' 장원준 "그동안 팀에 보탬이 못 돼 미안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두산 베어스의 좌완 투수 장원준(33)은 지난달 20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뒤 "80∼90% 정도는 답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장원준이 남은 10∼20%의 답을 푸는 데는 보름이면 충분했다.
장원준은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어린이날 라이벌 매치에 선발로 등판해 6이닝 동안 3피안타 4사사구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빛나는 호투를 펼쳤다.
두산은 장원준의 역투를 앞세워 LG를 3-0으로 꺾고 선두 자리를 지켰다. 장원준은 시즌 3승(2패)째를 거뒀다.
장원준이 올 시즌 무실점 경기를 한 것은 시즌 7번째 선발 등판인 이날이 처음이다.
장원준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하는 등 기복 없는 투구로 '장꾸준'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장원준은 올 시즌 초반 부진을 거듭했다.
첫 4차례 등판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10.61로 최악의 출발을 했다. 두산의 선발진 가운데 가장 부진한 성적이었다.
매 경기 피홈런을 얻어맞았지만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단 한 번도 없었다.
특별히 아픈 곳이 없는데도 구위가 예전 같지 않았다.
하지만 김태형 두산 감독은 뚝심 있게 장원준의 부활을 기다렸다.
김 감독은 장원준 얘기가 나올 때마다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며 "곧 자기 모습을 찾을 것"이라고 신뢰했다.
김 감독의 바람대로 장원준은 지난달 20일 잠실 KIA전에서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장원준은 긴 부진의 터널을 빠져나온 것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 실마리를 붙잡고 고민을 거듭했고, 결국 만점답안을 완성했다.
1회말 선두 타자 이형종에게 내야안타를 내준 장원준은 오지환을 투수 앞 병살타로 처리한 것이 호투의 발판이 됐다.
2회말에는 김현수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고, 채은성을 2루수 직선타, 유강남을 헛스윙 삼진으로 각각 돌려세우고 LG의 기세를 꺾었다.
6회말에 최대 위기를 맞았지만 실점은 없었다.
안타와 볼넷으로 무사 1, 2루에 몰린 장원준은 박용택을 헛스윙 삼진, 김현수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6이닝을 마무리했다.
두산은 극심한 부진에 빠진 좌완 선발 유희관을 이날 2군으로 내려보냈다. 장원준까지 흔들리면 선발진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위기였다.
그 상황에서 장원준이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장원준은 경기 후 "그동안 팀에 보탬이 안 돼 미안했다. 오늘은 도움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앞선 경기보다 투구 밸런스가 좋았다. 타자와 승부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그동안 계속 안 좋다 보니 투구 자세나 결과에만 치중했다. 오늘은 신경 안 쓰고 공격적으로 승부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페이스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좋았을 때 투구 영상을 많이 본다.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해 앞으로 경기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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