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 김종영이 드로잉에 매진한 까닭은

입력 2018-05-08 17:51  

조각가 김종영이 드로잉에 매진한 까닭은
대규모 드로잉전 '각백이 그리다' 개막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퀭한 눈에 움푹 팬 볼, 도드라진 광대뼈를 한 사내가 어딘가를 본다. 서른다섯 김종영은 전쟁이 났음에도 피란 가지 못하고 인민군 치하 서울에 남았다. 돈암동 집 족자 뒤에 숨죽여 지내던 9월 어느 날, 그는 콩테와 물감으로 '자화상'을 완성했다.
근대 추상조각 선구자로 평가받는 김종영은 조각 이상으로 평면 작업에도 많은 애정을 보였다. 종로구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이 소장한 그림이 조각(228점) 10배가 넘는 3천 점에 이른다는 사실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중 대다수는 스케치북에 그린 드로잉이다. 데생 작업을 중시한 그는 "작품에 데생이 없다는 것은 생명이 없는 박제 표본과 다를 바 없다"고도 했다.
드로잉만으로 김종영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대규모 전시 '각백이 그리다'가 김종영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는 휘문고 재학시절인 1930년부터 1982년 세상을 뜨기 전까지 작업을 시간순으로 소개한다. '서예에서 조각으로', '통찰-보편성에 기반한 특수성의 모색', '전통에 대한 재성찰' '불각도인 영산에 이르다' 등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됐다.
1958년 그린 가시면류관을 쓴 예수상, 병중에 있던 1982년 5월 3일 갈색조로 담아낸 산 그림 등이 주요작으로 꼽힌다.
박춘호 학예실장은 8일 "무릇 자필 원고에 문학 작가가 탈고를 위해 고민한 흔적이 온전히 남아 있는 것처럼 김종영 드로잉 또한 연구 가치가 있다"라면서 "특히 편년 기획전은 작업이 어떠한 변화 과정을 거쳐왔는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6월 10일까지.



ai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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