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신정부, '前총리 비자금 조성 의혹' 등 적폐 청산 시동

입력 2018-05-15 15:24  

말레이 신정부, '前총리 비자금 조성 의혹' 등 적폐 청산 시동
검찰총장에 출국금지 및 강제휴가 조치…반부패위원장은 자진 사의 표명



(쿠알라룸푸르=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61년만의 정권교체를 이뤄낸 말레이시아가 켜켜이 쌓인 부정부패 일소에 시동을 걸고 나섰다.
적폐청산의 첫 대상은 나집 라작 직전 총리의 대규모 비자금 조성 의혹이 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하티르 모하맛 신임 총리가 이끄는 신정부는 전날 모하멧 아판디 알리 검찰총장에게 출국금지 조치와 함께 강제 휴가를 지시했다.
아판디 알리 총장은 이른바 '1MDB 스캔들'과 관련해 나집 전 총리에게 면죄부를 준 인물이다.
나집 전 총리와 측근들은 2009년 설립한 국영투자기업 1MDB를 통해 최대 60억 달러(약 6조4천억원)를 국외로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나집 전 총리는 2015년 1MDB의 천문학적 부채와 자금유용 의혹을 수사한 검찰이 자신의 계좌에 7억 달러(약 7천400억원) 상당의 돈이 흘러든 정황을 포착하자 당시 검찰총장을 경질하고 아판디 총장을 후임으로 앉혔다.
나집의 측근으로 알려진 아판디 총장은 이 돈이 사우디아라비아 왕가의 합법적 정치기부금으로 확인됐다며 수사를 종결했다.
말레이시아의 반부패 전담기구인 말레이 반부패위원회(MACC)도 사정의 칼날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줄키플리 아흐맛 MACC 위원장은 임기를 3년이나 남긴 상황에서 14일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나집 전 총리의 비자금 의혹을 조사하던 아부 카심 모하멧 전임 MACC 위원장이 2016년 7월 자진사퇴 형식으로 쫓겨난 뒤 후임으로 선임됐다.
전문가들은 지금껏 야인으로 생활하던 아부 카심 전 위원장이 현직에 복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 압둘 라작 이드리스 전 MACC 정보·수사 국장은 전날 MACC에 나집 전 총리의 외압 의혹을 수사해 달라는 신고를 접수했다.
그는 "나집 전 총리가 외압을 가해 1MDB와 국영 연금펀드(KWAP)의 비리 관련 수사를 중단시킨 정황이 있다"면서 "MACC는 이러한 의혹을 신속히 수사해야 하며, 그와 가족들이 자산 내역을 공개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지에선 작년 은퇴한 할릿 아부 바카르 전 경찰청장 역시 조만간 수사선상에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때 나집 전 총리의 멘토였던 마하티르 총리는 1MDB 스캔들을 재수사해 나집과 관련자들의 책임을 묻기로 이미 밝힌 상태다.
다만, 마하티르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신정부의 적폐청산은 철저히 법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면서 "우리는 ('정적' 등의 이유로) 누군가를 간단히 쫓아내거나 강등 또는 정직을 시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나집 전 총리와 부인 로스마 만소르 여사는 지난 12일 인도네시아행 비행기를 타려다가 출국금지 조처됐다.
쿠알라룸푸르 시내 고급 주택가인 타만 두타에 있는 나집 전 총리의 자택 주변은 15일 오후 현재 경찰관이 다수 배치돼 외부인 접근을 통제하는 등 삼엄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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