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보육교사 살인 피의자는 택시운전사…9년 만에 경북서 검거(종합)

입력 2018-05-16 19:33   수정 2018-05-16 19:46

제주 보육교사 살인 피의자는 택시운전사…9년 만에 경북서 검거(종합)
경찰, 재수사 통해 증거 확보…피의자 '묵묵부답'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2009년 제주에서 발생한 보육교사 살인 피의자가 사건 발생 9년 만에 붙잡혔다.
제주지방경찰청은 법원의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16일 오전 8시 20분께 경북 영주에 있던 박모(49)씨를 살인 등의 혐의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2009년 당시 택시 운전을 했던 박씨는 그해 2월 1일 제주시 용담동에서 당시 27세의 보육 여교사인 A씨를 태우고 애월읍으로 가다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박씨를 이날 오후 제주로 압송해 본격적인 조사에 돌입했으나 박씨는 현재까지 A씨 살해 혐의에 대해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달부터 A씨 살인사건에 대한 재수사를 시작, 사망 시점과 물적 증거 등을 수집했다.
이정빈 가천대 법의학과 석좌교수와 전국 과학수사요원이 동물실험 등을 통해 A씨의 사망 추정시간이 실종된 그해 2월 1일 오전 3시부터 사흘 이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경찰은 여기에 법 과학적 분석으로 사망 시간을 실종 당일인 1일 새벽 휴대전화가 꺼지기 직전인 오전 4시 5분께로 좀 더 구체화했다.
경찰의 이 같은 사망 추정 시각은 제3의 법의학자에게서도 인정을 받았다.
경찰은 또 재수사 도중 숨진 A씨의 상의에서 다른 종류 옷 실오라기를 발견, 정밀분석해 사건 발생 당일 박씨가 착용했던 옷과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박씨가 2009년 조사 과정에서 진술한 내용과 조사 과정의 녹화 영상을 다시 분석해 과학적 검증도 거쳤다.
이에 따라 A씨는 박씨의 차를 타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숨졌을 것으로 판단했다.
박씨는 사건 발생 이듬해인 2010년 제주를 떠난 후 주소가 말소돼 여러 곳을 떠돌며 살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면서 경찰의 수사망도 따돌리려고 했던 정황도 드러났다.
그는 경찰이 재수사에 돌입한 지난달에도 머물렀던 장소에서 이동, 종적을 감췄다.
경찰은 박씨 주변 인물들의 통화 내용을 통해 대략적인 위치를 확인, 영주에서 사흘 정도 잠복하다가 모처에서 검거했다.

앞서 박씨는 사건 발생 두 달 후인 그해 4월 이 사건 관련 유력한 용의자로서 경찰 수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박씨가 용담동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한 것으로 파악돼 여교사 A씨의 탑승 장소 부근에도 있었음이 증명됐다.
그가 운전하던 택시가 A씨가 마지막으로 남자친구를 만났던 제주시 용담2동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내봉까지 가는 가장 유력한 이동 경로에 설치된 폐쇄회로(CC) TV에 찍히기도 했다.
경찰은 거짓말 탐지기까지 동원해 조사한 끝에 사건 당일 행적에 대한 박씨의 진술이 거짓이라는 결과를 얻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직접적 증거가 나타나지 않은 데다 A씨의 사망 시점이 박씨 행적과 관련이 없다는 부검 결과가 나와 풀려났다. 부검 결과 사망 시점은 A씨 시신이 발견된 2월 8일 기준 24시간 이내였다.

A씨는 2009년 2월 1일 새벽 제주시 용담동에서 남자친구와 만난 후 택시를 타고 제주시 애월읍 구엄리 집으로 가는 도중 실종됐다.
이후 일주일 뒤인 8일 A씨는 제주시 고내봉 인근 농로 배수로에서 누군가에 의해 목이 졸려 살해된 채 시신으로 발견됐다.
박씨가 검거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피해자 A씨의 언니(40)가 눈물을 흘리며 경찰에 전화해 "범인이 잡았느냐"고 물어보고 재수사에 감사를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ko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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