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회의 야만성을 고발하는 '디트로이트'

입력 2018-05-28 17:24  

미국 사회의 야만성을 고발하는 '디트로이트'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2010년 제82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장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이변이 일어났다. 작품상 수상이 확실시되던 '아바타'를 제치고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의 '허트 로커'가 작품상을 받은 것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비글로우 감독은 이해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여성으로는 최초로 감독상을 받았으며, '허트 로커'는 각본상, 음향상, 편집상, 음향효과상을 휩쓸었다.
비글로우 감독의 신작 '디트로이트'는 1967년 7월 미국 디트로이트 흑인 폭동 당시 발생한 실화에 바탕을 둔 영화다.
7월 23일 경찰이 디트로이트 흑인 밀집 지역 한 무허가 주점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흑인이 대거 체포되자, 소요사태가 시작된다.
상점이 약탈당하고 거리가 불타오르자 린든 존슨 당시 미국 대통령은 디트로이트에 4천100명의 공수부대 병력을 급파한다.
공수부대가 투입된 27일 밤 디트로이트의 알제 모텔에서 총성이 울린다. 흑인 청년 칼이 경찰을 향해 육상경기용 장난감 총을 발포한 것이다.
대가는 혹독했다. 저격수가 군경을 향해 발포한 것으로 판단한 디트로이트 경찰과 공수부대는 알제 모텔을 포위하고 제압사격을 한다.
경찰과 공수부대는 알제 모텔로 진입해 투숙객들을 일렬로 세우고 취조를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장난감 총을 발사한 칼은 인종차별주의자인 경찰관 필립 크라우스에게 진입 초기에 사살된다.
크라우스를 비롯한 디트로이트 경찰관 3명은 이들이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로 용의자로 몰아가고, 심지어 이들과 함께 있었다는 이유로 백인 여성 2명을 창녀로 몰아세운다.



경찰들은 취조 과정에서 폭언, 폭행과 협박, 희롱은 물론 살인까지 저지르고도 용의자들이 자신들의 총을 빼앗으려 했다며 정당방위를 주장한다.
비글로우 감독은 이들의 야만성을 그대로 카메라에 담아내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 잔재를 고발한다.
비글로우 감독은 "이 영화는 세상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얼마나 바뀌지 않았는지 질문을 던질 기회였다"며 "세상의 변화에 힘을 실어주고 상처 입은 사람에게 치유기 되길 바란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디트로이트 폭동 사망자 수는 36명이었으며, 부상자는 약 2천 명, 체포된 시민은 3천500 명에 달했고 방화와 약탈로 인한 피해액은 1억5천만 달러 이상으로 집계됐다.
인종차별주의자 경찰관 '필립 크라우스' 역에는 '나니아 연대기', '메이즈 러너' 등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윌 폴터가 캐스팅됐으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팔콘 역을 맡은 안소니 마키가 베트남전 퇴역 군인이지만 흑인이라는 이유로 용의자로 지목된 '칼 그린' 역을 맡았다.
또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서 주인공 핀 역을 맡은 존 보예가는 백인 경찰과 군인을 돕는 흑인 사설 경비원 '멜빈 디스뮤크스' 역을 맡아 진중한 연기를 펼쳐 보인다. 3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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