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허, 中무역협상팀 이끌어 美와 상호 관세부과 보류에 합의
美, 합의 깨고 中상품에 고율 관세 부과 강행…'무역전쟁' 재개 조짐
(서울=연합뉴스) 진병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변심'으로 중국 무역협상팀을 이끄는 류허(劉鶴) 국무원 부총리가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미중 합의를 깨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를 강행할 뜻을 밝혔다면서 이는 지난달 중순 미국을 방문해 무역협상을 이끌었던 류 부총리에게는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치평론가인 덩위원(鄧聿文)은 사회관계망에 "중미간 무역전쟁이 재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중요한 것은 미국 상무장관의 방중 협상 결과"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류 부총리를 갖고 놀았든지 아니면 류 부총리가 판단착오를 했든지 간에 류 부총리가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두차례나 잘못된 보고를 한 것은 분명하다"면서 "이는 복잡한 사안에 대한 그의 대응능력에 시 주석이 의문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 주석이 향후 류 부총리를 계속 중용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둬웨이는 류 부총리가 1990년대 중반 중국 경제를 이끌었던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 이후 가장 무거운 부담을 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 백악관은 지난달 29일 성명에서 500억 달러(약 54조 원) 어치의 중국상품에 대해 25%의 징벌적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했다. 또 산업적으로 중요한 기술 취득과 관련해 중국의 개인과 단체에 대한 수출을 통제하고 투자를 제한하며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중국을 상대로 지적재산권 침해 소송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성명 내용은 앞서 양국이 지난달 17~18일 워싱턴에서 2차 무역협상을 하고 상호 관세부과 계획을 보류하기로 한 것과는 완전히 상반된 것이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정부의 변심에 대해 백악관이 '근육 자랑'을 한 것이라면서 장기적인 협상전략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ZTE(중싱<中興>통신) 문제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외부 비판에 강하게 반격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한편 중국 상무부는 50여명으로 구성된 미국 협상 실무단이 지난달 30일 베이징에 도착해 협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 실무단은 2~4일께 베이징에서 3차 무역담판에 나서게 될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의 선발대 역할도 맡아 로스 장관의 방문에 앞서 타협을 시도하게 되며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로스 장관의 방중이 취소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jb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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