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계세요?"…들판으로 섬으로 유권자 찾아 삼만리

입력 2018-06-02 06:30  

"어디 계세요?"…들판으로 섬으로 유권자 찾아 삼만리
섬 유권자 만나려 여객선으로 모자라 낚싯배 빌리기도
농번기 맞은 농촌, 새벽부터 들판 찾아가야 간신히 '알현'

(전국종합=연합뉴스) 113개 섬으로만 이뤄진 인천 옹진군에서 군수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날씨부터 확인한다.
행여 풍랑주의보가 발효돼 여객선 운항이 중단되면 선거운동 일정을 대폭 수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옹진군수 후보들은 무인도를 빼고 백령도·연평도 등 23개의 유인도를 돌아야 하는데 여객선 항로가 촘촘하게 이어지지 않아 이들 섬을 다 방문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아예 낚싯배를 빌려서 섬들을 돌며 주민을 만나는 후보들도 적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장정민 후보는 반나절에 50만원 하는 낚싯배를 종종 빌려 인천에서 가까운 섬들을 돌며 얼굴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정섭 후보는 매일 저녁 다음날 날씨를 체크하고 여객선 배표를 예약한 뒤 섬들을 도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궂은 날씨 때문에 여객선 발이 묶이면 후보 대부분은 육지와 연도교로 이어져 차량으로 갈 수 있는 영흥도에서 선거운동을 벌인다.
500개 이상의 섬이 있는 경남 통영시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통영시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면 소재지가 있는 한산도·욕지도·사량도 등 큰 섬을 중심으로 배를 타고 유권자들을 만난다.
육지에서 가깝고 하루에 배편이 여러 번 있는 큰 섬은 그래도 상황이 괜찮지만, 통영항에서 수십km 떨어진 규모도 작은 섬은 배편이 자주 없어 방문하기가 매우 힘들다.
민주당 강석주 후보는 "작은 섬에도 유권자들이 있어 안갈 수도 없다"며 "선거운동 기간 하루 정도 날을 잡아 낚싯배를 빌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유인도를 한 바퀴 돌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강석우 후보도 "본선거에 돌입하면서 섬 주민들을 찾아갈 시간을 내기가 많지 않다"며 "예비후보 때 배를 빌려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섬 주민들을 만나 인사를 했다"고 전했다.
1천여개의 섬으로만 구성돼 '천사(1004)의 섬'으로 불리는 전남 신안군에서도 주민을 찾아가는 머나먼 여정은 매일 계속되고 있다.
신안군수 출마 후보들은 어선을 빌리거나 여객선을 타고 다니며 하루에 여러 개 섬을 순회하는 강행군을 하고 있다.
섬 지역은 투표율이 다른 도시의 투표율보다 높아서 후보 입장에서는 한 곳이라도 더 방문하려고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농번기를 맞이한 농촌 역시 유권자들을 일거에 만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전국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군(郡)인 강원 홍천군에서는 농촌 유권자를 만나려면 새벽부터 길을 나서야 한다.
농민 대부분이 더위를 피해 아침 일찍 논밭으로 나가기 때문이다. 농촌 들녘에서 일하는 농민을 만나지 못하면, 가가호호 방문을 해야 하는데 시간이 항상 촉박하다.
이 때문에 사람이 많이 몰리는 오일장을 주요 공략 대상 지역으로 삼는 후보들도 적지 않다.
충북 증평군수 출마 후보들은 1일과 6일에 서는 증평읍 장뜰 오일장을 놓치지 않는다. 광활한 지역 곳곳을 다녀야 하는 농촌 후보에게는 장터가 최고의 선거 운동장이기도 하다.
선거구가 워낙 큰 일부 지역에서는 '깜깜이 선거'도 우려된다.
도지사나 군수와 달리 도의원·군의원 후보들은 상대적으로 인지도와 지명도가 낮은데 이들이 지역을 모두 돌며 얼굴을 알리는 것이 물리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각 후보는 젊은층 유권자를 겨냥해 SNS 등을 통해 선거운동을 이어가기도 하지만 노년층 유권자에게는 제대로 홍보할 방법이 많지 않아 고심하고 있다.
강원도 모 선거캠프 관계자는 "오전 5시부터 시내와 떨어진 읍·면 지역 농민을 만나 아침 인사를 한 뒤, 다시 돌아와 시내 출근길 인사를 하는 강행군을 하고 있다"며 "거리가 워낙 멀지만 발이 닳도록 뛰는 것 외에는 뾰족한 묘수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은지 오수희 윤우용 이정훈 이상학 손상원 기자)
iny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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