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을 이긴 천재 음악감독의 일상 다큐멘터리 '코다'

입력 2018-06-06 06:00  

암을 이긴 천재 음악감독의 일상 다큐멘터리 '코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는 영화 '마지막 황제'(1987)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으로 골든 글로브상과 그래미 어워드, 아카데미 음악상을 모두 받은 아시아 최초의 인물이다.
그는 3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해 유치원에 다닐 때 '토끼의 노래'라는 곡을 작곡했고, 11살 때 도쿄예술대학 음악교수로부터 클래식 작곡을 배웠다.
어렵기로 소문난 도쿄예술대학 작곡과 입학시험에서 조건대로 곡 하나를 만들어야 하는 시험을 1시간 만에 끝내고 나가버린 일화는 지금까지도 전설로 전해진다고 한다.
작곡가이자 종합예술가, 환경운동가로서 다양한 활동을 펼친 그는 2014년 인후암 판정을 받는다.
'류이치 사카모토: 코다'는 아티스트로서 정점에서 활동하던 2012년부터 인후암 판정을 받고 모든 활동을 중단한 2014년을 거쳐 2017년 새로운 앨범 'ASYNC'를 선보이기까지 5년 세월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여러 방면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친 그지만 암 판정은 모든 것을 중단하게 했다. 당시 사카모토는 노트에 '암은 편도선 안쪽, 3기 판정. 림프샘까지 전이될 수 있다, 현재 3개 있음'이라고 적었다.
1년 가까이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치료에 전념하던 사카모토는 평소 존경하던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아냐리투 감독의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의 음악 작업을 의뢰받고 활동을 재개한다.
사카모토는 치료와 삶을 병행하면서 새 앨범 작업에도 착수한다. 발병 전 구상한 기획은 모두 버리고 매일의 일상, 조형물,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2017년 'ASYNC'를 내놓는다.
연출을 맡은 스티븐 노무라 쉬블 감독은 사카모토 일상을 5년에 걸쳐 담담하게 카메라에 담아냈다.
연출을 최대한 배제하고 사카모토의 코멘트와 일상 기록으로만 편집한 화면에서 피사체인 사카모토에 대한 존중과 애정의 깊이가 느껴진다.



쉬블 감독은 사카모토의 반핵·환경운동에도 주목했다. 영화는 2012년 일본 동북부 미야기현 농업고등학교 강당에서 사카모토 류이치가 낡은 피아노를 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 피아노는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 당시 지진해일(쓰나미)에 휩쓸렸음에도 부서지지 않고 간신히 형태와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사카모토는 "어떤 소리를 낼지 궁금했어요. 잘도 버텨냈군요. 자연이 조율해준 쓰나미 피아노의 소리가 굉장히 좋아요"라고 말한다. 이 피아노 소리는 사카모토 새 앨범 'ASYNC'에도 포함됐다.
사카모토는 국내에도 적지 않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류이치(龍一)의 한국 발음인 '용일'에서 착안한 '용일이 형'이라는 애칭이 붙었을 정도다. 그는 지난해 개봉한 영화 '남한산성' 음악감독을 맡아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음악상을 받기도 했다. 14일 개봉.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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