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서늘한 신호·대학의 기업화

입력 2018-06-08 19:25  

[신간] 서늘한 신호·대학의 기업화
부모와 자식 어른과 아이 길동무로 살아가기
일본인의 심성과 일본 문화·병역거부·히틀러의 모델, 미국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 서늘한 신호 = 개빈 드 베커 지음.
폭력 예측·관리의 미국 최고 전문가가 쓴 범죄 예방 가이드북.
어떤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는 징후가 있듯이 범죄가 일어나기 전에도 일정한 신호가 있다. 만약 그 신호를 알아차릴 능력이 있다면 범죄로 인한 피해를 비켜갈 수 있을 것이다.
책은 직장 폭력, 가정 폭력, 데이트 폭력, 십대 폭력 등 갖가지 범죄가 난무하는 사회 면면을 다루면서 사람들이 자신 안에서 위험에 대처할 강력한 무기를 찾아내 스스로를 지킬 방법을 제시한다.



그 무기는 바로 직감(직관)이다. 직감은 흔히 비과학적이라고 여겨 얕보지만 그리 단순한 감정이 아니다. 직감은 종종 우리를 논리의 프레임에서 빼내 통찰력을 갖게 함으로써 놀랄만한 예측으로 이끈다.
저자는 우리가 직감의 도움을 받아 위험을 감지하고 범죄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가장 절박한 순간에 보내는 최상위의 신호는 두려움이다. 따라서 두려움에 항상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다음 신호는 불안, 의심, 망설임, 의혹, 육감, 예감, 호기심이다. 미심쩍은 느낌, 뇌를 떠나지 않는 생각, 신체적인 지각, 놀라움, 걱정은 덜 위급한 신호다.
블랙 유머 역시 사람들은 거의 인지하지 못하지만 경고 신호일 수 있다.
청림출판 펴냄. 하현길 옮김. 456쪽. 1만8천원.



▲ 대학의 기업화 = 고부응 지음.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으로 전락해가는 대학들의 실태를 고발한 책.
중앙대학교 영문과 교수인 저자는 자본에 지배되고 자본에 복무하는 미국식 대학이 이식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대학의 기업화'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런 현상이 가장 야만적으로 진행되는 곳이 바로 한국 대학이라고 지적한다.
한국 대학의 기업화를 이끄는 것은 사립대학제도, 대학수업료제도며 이것이 대학순위평가, 한국연구재단의 학문 관리, 교수업적평가, 인문학의 쇠퇴 등 다양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책은 근대 대학의 역사를 바탕으로 미국 대학의 기업화 양상을 살펴보고, 한국 대학의 기업화를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자율적인 학문공동체로서 대학을 바로 세우기 위한 대안으로 수업료 없는 대학, 숫자를 추구하지 않는 대학, 자치가 이뤄지는 대학을 제시한다.
한울엠플러스 펴냄. 424쪽. 3만9천500원.



▲ 부모와 자식 어른과 아이 길동무로 살아가기 = 조지 버나드 쇼 지음.
영국 사상가이자 비평가로 활동한 작가 조지 버나드 쇼가 부모와 자식, 어른과 아이에 대해 성찰하고 사색한 결과물을 책으로 엮었다.
쇼에 따르면 가족 제도는 부모와 자식 모두에게 이로울 수도 해로울 수도 있다. 모든 악의 근원은 아이가 아니라 어른이기 때문에 부모는 자식을 기를 때 가식과 핑계 같은 거짓으로 속이지 말고 아이가 타고난 생명력을 발휘해 스스로 길을 찾도록 도와야 한다.
쇼는 19세기 극에 달했던 체벌 관습에서 아이들을 해방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최악의 상태에 있는 학교를 개선하기 위한 대안으로 논쟁 중심의 교수법과 예술 교육을 제시했다.
글 곳곳에 핵심을 찌르고 단정적인 주장으로 거만한 인상을 풍기는 쇼 특유 문체가 살아있다. 쇼의 날카로운 통찰은 논란이 많은 오늘날의 교육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연암서가 펴냄. 서상복 옮김. 320쪽. 1만5천원.



▲ 일본인의 심성과 일본 문화 = 가와이 하야오 지음.
일본 '융 심리학의 대가' 가와이 하야오(1928∼2007) 전 교토대 교수가 쓴 일본 문화론.
자아, 가족, 교육, 노동, 과학, 예술, 종교, 죽음 등 다양한 주제로 현대 일본의 내면 풍경을 담백하게 그린다.
다신교를 마음의 바탕으로 두고 있는 일본인이 어떻게 근대적 자아를 확립할 수 있을까. 서구인과 다른 마음 구조를 가진 일본인이 개인주의를 받아들이고 자아 찾기에 나서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현대 일본사회가 분야마다 안고 있는 문제들도 읽어낸다.
한울엠플러스 펴냄. 백계문 옮김. 280쪽. 1만8천500원.



▲ 병역거부 =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WRI) 지음.
살인하지 않을 권리, 전쟁에 동참하지 않을 권리로서 양심적 병역거부 운동의 다양한 측면들을 다룬다.
책을 펴낸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War Resisters' International·WRI)은 전 세계 46개국 100여 개의 지부로 구성된 반군사·평화주의 네트워크다.
1천7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병역거부는 초창기 종교적인 신념에 기댄 개인적 선택이었으나, 근대 국민 국가와 징병제가 등장한 후로는 군사주의에 맞서고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평화운동의 면모를 띠게 됐다.
책은 인종, 계급, 젠더 등 병역거부 운동과 교차하는 여러 가지 층위의 사회문제들에서부터 병역거부 운동이 활용할 수 있는 국제 규범과 제도적 장치, 세계 여러 지역의 병역거부 운동이 맞닥뜨린 도전까지 두루 살핀다.
경계 펴냄. 여지우·최정민 옮김. 전쟁없는세상 엮음. 308쪽. 1만5천원.



▲ 히틀러의 모델, 미국 = 제임스 Q.위트먼 지음.
파시즘, 나치즘과 싸워 승리한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자 미국이 실은 나치에게 노골적인 인종주의의 모델을 제공했다는 주장을 편다.
저자인 제임스 위트먼 미국 예일대 법학교수는 미국이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기 직전까지 나치 독일과 서로에게 은근한 친밀감을 표시했던 정황을 드러냄으로써 묻혔던 진실을 날카롭게 파헤친다.
미국은 히틀러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을 자제했으며, 나치는 인디언을 학살해 백인의 영토를 넓힌 미국에 대해 인종적으로 동류이자 대제국 건설자로서 존중받아야 할 나라로 치켜세웠다.
특히 1935년 제정된 나치의 반유대주의법인 '뉘른베르크법'이 흑백 간 혼인을 범죄화한 미국의 '혼혈금지법'을 본뜬 것이라고 지적한다.
마티 펴냄. 노시내 옮김. 240쪽. 1만5천원.
abullapi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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