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DJP연합 깨지자 화냈다…노前대통령 탄핵 반대하기도"

입력 2018-06-24 18:03  

"JP, DJP연합 깨지자 화냈다…노前대통령 탄핵 반대하기도"
측근들이 전한 생전 JP…"애창곡은 '너와 나의 고향'"
"몇 달 전 박영옥 여사 산소 방문…마지막 가는 길이었던 듯"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이신영 기자 = "여백이 있는 정치인"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측근들이 김 전 총리에 대해 전한 말이다.
이런 인물평은 자연인 JP 성정의 일단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통념을 비껴가는 정치인 JP의 타협적 태도를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 점에서 생전 JP가 몇몇 정치적 순간에, 자신이 이끈 정파의 대세와 무관하게 소신을 '고집'하거나 뜻밖의 태도를 견지했다고 후배 정치인들이 전해 눈길을 끈다.



◇ "DJP 연합은 DJ가 깼다…JP는 유지하고 싶어했다"
자민련 원내총무를 지낸 이완구 전 총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JP는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이 깨지기를 원하지 않았다"며 DJP 연합이 깨진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김 전 총리의 정치역정을 ▲ 1961년∼1979년 박정희 정권 시절에 이어 ▲ 1980년∼1998년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을 성사시킬 때까지, 그리고 ▲ 1999년∼2018년 별세까지 세 시기로 구분해서 전했다.
그는 "사람들은 내각제 문제 때문에 김 전 총리가 DJP 연합을 깬 것으로 생각하는데 틀린 말"이라고 주장한 뒤 "내가 자민련 원내총무였는데, 새천년민주당이 DJP 연합을 깼다. 당시 민주당 이상수 원내총무와 멱살잡이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전 총리는 DJP 연합을 깰 생각이 없었다"며 "DJP 연합이 깨지자 김 전 총리가 화를 많이 내서 (내가) '저쪽에서 먼저 깨자고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곧바로 나는 경질됐고 김학원 의원이 원내총무로 임명됐다"고도 소개했다.
이 전 총리는 "김 전 총리는 나를 믿었지만, 내가 속을 많이 썩여 드려서 예쁨을 받지는 못했다"고 회상했다.



◇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끝까지 반대…JP가 옳았다"
김 전 총리는 또 2004년 3월 노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끝까지 반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총리가 이끄는 자민련은 2004년 4월 17대 총선에서 노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역풍으로 불과 4석을 얻는 참패를 했다. 이때 JP는 비례대표 1번을 받고 나섰지만 10선 달성에 실패하고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그러나 김 전 총리를 지근거리에서 모신 변웅전 전 자유선진당 대표는 통화에서 "대다수 자민련 의원들이 노 전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김 전 총리만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탄핵하면 안된다'고 끝까지 반대했다"고 말했다.
변 전 대표는 이어 "자민련이 결국 탄핵으로 엄청난 손해를 보지 않았나"라며 "선거가 끝나고 김 전 총리 말씀이 옳았다는 것을 우리가 느꼈다"고 회고했다.




◇ "풍류를 아는 정치인…애창곡은 너와 나의 고향"
김 전 총리 주변의 인사들은 김 전 총리는 진정으로 풍류를 아는 정치인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치열한 정쟁만이 남은 각박한 정치판에서 다시는 보기 힘든 여유를 가진 정치인이라는 것이다.
변웅전 전 대표는 "술도 잘 마시고, 아코디언도 잘하고. 피아노도 잘 치고, 풍금도 잘치고, 서양화도 잘 그린다"며 "앞으로 김 전 총리의 서예작품을 갖고 있으면 큰 재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 전 총리는 노래를 잘한다"며 "김 전 총리의 애창곡은 나훈아의 '너와 나의 고향'"이라는 말도 했다.
이완구 전 총리 역시 "충남지사 시절 부여에서 김 전 총리와 골프를 쳤다"며 "김 전 총리가 그날 저녁 초등학교 동창들과 술을 80잔 마셨다는 말을 들었다. 그 날 저녁 풍을 맞아,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 "바둑 애호가…바둑 두면서 내각제 이야기"
한국당 원유철 의원은 김 전 총리와 바둑과 관련된 일화를 소개했다.
원 의원은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 전 총리 빈소를 찾았다가 기자들을 만나 "15대 국회에서 초선이었을 때 저를 불러서 바둑을 두면서 의회가 상생하려면 내각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승부에 집착하지 않으면서 즐기며 바둑을 뒀다"며 "정치라는 것은 상대방을 제압하는 게 아니라 상생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져 주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양희 전 자민련 원내총무 역시 "김 전 총리와 해외 출장을 갈 때면 비행기 바닥에 앉아서 바둑을 두곤 했다"고 회상했다.



◇ "소문난 금슬…박영옥 여사가 구두끈도 묶어줘"
김 전 총리와 부인 고(故) 박영옥 여사의 소문난 금슬은 측근 인사들을 통해서도 다시 확인됐다.
이양희 전 자민련 원내총무는 김 전 총리와 박 여사의 만남을 소개했다.
그는 "김 전 총리가 박정희 전 대통령 소개로 박 여사를 만나러 대구에 갔는데 선생님인 박 여사가 감기에 걸려 출근도 못 하고 방에 누워 있었다고 한다"며 "그래서 약을 구해다 드리고 담요를 갖다 줬다고 한다. 그게 첫 만남"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전 총리가 전투에 참여할 때 박 여사가 김 전 총리를 만나러 전방에 왔다고 한다"며 "박 여사는 김 전 총리를 지극히 잘 모셨다. 연세가 드셨어도 구두끈을 묶어드릴 정도였다"고 말했다.
특히 김 전 총리는 몇 개월 전 몸이 쇠약해져 거동조차 못 하는 상태에서 이 전 총무의 부축을 받아 충남 부여에 박 여사의 산소를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이 전 총무는 "마지막으로 부인의 산소에 가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jesus786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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