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벼랑 끝에 선 뢰프, 한국의 심장을 겨누다

입력 2018-06-25 05:30  

[월드컵] 벼랑 끝에 선 뢰프, 한국의 심장을 겨누다
비판 직면한 순혈주의 타파·점유율 축구…신뢰회복 노리는 독일 수장
'닮은 꼴' 신태용 감독도 물러설 수 없는 일전





(모스크바=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독일 축구대표팀 요아힘 뢰프(58) 감독은 현역 시절 그저 그런 선수 중 한 명이었다.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2부리그에서 성과를 보여줬지만, 1부리그에선 번번이 주저앉았다.
2부리그에서 1~2년 활약하다 1부리그 팀으로 옮긴 뒤 다시 2부리그 팀으로 짐을 싸는 패턴이 반복됐다.
뢰프 감독은 자신의 한계와 치열하게 싸웠다. 그러나 마지막 벽을 넘지는 못했다. 그는 국가대표에 단 한 번도 발탁되지 못하고 쓸쓸하게 은퇴했다.
그런 그가 지도자로 변신한 뒤 햇살을 받기 시작했다. 선수 시절 쌓았던 다양한 경험이 자산이 됐다.
1997년 VfB 슈투트가르트를 이끌고 독일컵 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2002년 오스트리아 FC 티롤 인스브루크를 리그 정상에 올려놓기도 했다.
2004년엔 스타 출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보좌해 독일대표팀 수석코치로 부임했다.
무명 지도자인 뢰프 감독은 클린스만 감독의 팀 조직력이나 전술을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의 공은 모두 클린스만 감독에게 돌아갔지만, 독일 축구인들은 지도자 뢰프의 능력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그는 2006년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독일 축구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뢰프 감독은 강력한 개혁을 펼쳤다. 먼저 유소년 육성 프로그램을 가동해 젊은 선수들을 키워냈다. 토마스 뮐러, 마리오 괴체 등 젊고 기량 좋은 선수들이 줄줄이 발굴됐다.
독일 축구를 상징하던 '순혈주의'도 타파했다. 터키 이민자의 후손인 메주트 외칠, 가나계인 제롬 보아텡 등 다양한 혈통이 합류했다.
뢰프 감독은 이들을 한 팀으로 녹여 강력한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빠른 축구와 패싱 플레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2014년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뢰프 감독은 세계적인 명장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선 위기를 겪고 있다.
그동안 내세웠던 축구 철학과 무기들이 하나둘씩 무너지는 분위기다.
터키계인 외칠과 일카이 귄도안은 지난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만나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를 두고 독일 축구팬들은 두 선수의 민족적 정체성이 의심된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일부 독일 매체에서는 순혈주의를 깬 독일대표팀에 파벌이 생겼으며, 선수들이 분열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뢰프 감독의 전술에도 물음표가 붙기 시작했다. 독일은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멕시코전과 스웨덴전에서 예전처럼 점유율을 높이는 축구를 펼쳤으나 상대 수비벽을 뚫지 못하며 고전했다.
뢰프 감독 스스로 무너지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뢰프 감독은 끊임없이 새로운 선수를 배출해야 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축구팬들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다"라며 "러시아월드컵 최종 명단에서 르루아 자네를 탈락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꼬집었다.
뢰프 감독은 오는 27일 한국과 경기에서 마지막 검증 무대에 오른다. 그에겐 물러설 수 없는 경기다.



독일과 맞서는 한국 대표팀 신태용 감독의 상황도 비슷하긴 마찬가지다.
신기하게도 신태용 감독과 뢰프 감독은 비슷한 구석이 많다.
신태용 감독은 올림픽 대표팀, 20세 이하 대표팀, 성인 대표팀에서 패싱 플레이를 바탕으로 조직력 끌어올리기에 집중했다.
유소년 육성 프로그램을 누누이 강조하는 것도 뢰프 감독과 닮았다.
외형적인 것도 그렇다. 잘생긴 외모와 흰색 셔츠를 즐겨 입는 패션 스타일 등 상당히 많은 부분이 흡사하다.
국내 언론은 물론 독일 언론도 뢰프 감독과 신태용 감독이 닮았다고 조명했다.
독일 스카이스포츠는 6월 초 한국 대표팀의 오스트리아 레오강 사전캠프 현장을 찾아 손흥민과 구자철에게 뢰프 감독과 신태용 감독의 공통점을 묻기도 했다.
cy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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