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실이 만든 태항아리는 어떻게 변했을까

입력 2018-06-26 09:23  

조선왕실이 만든 태항아리는 어떻게 변했을까
고궁박물관·한중연 '조선왕실 아기씨의 탄생' 특별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조선왕실은 아기가 태어나면 태(胎)를 소중하게 갈무리해 도자기에 넣은 뒤 길지(吉地)를 찾아 묻고 태실(胎室)을 조성했다.
하지만 조선왕실의 안녕을 상징하는 태실은 대부분 훼손됐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는 전국 각지에 있는 조선왕실 태실 54기를 파내 경기도 고양 서삼릉으로 옮겼다.
다행스럽게도 태를 담은 용기는 일부가 보존돼 변천상을 확인할 수 있다. 세종과 소헌왕후 심씨 사이에서 태어난 평원대군(1427∼1445) 태를 보관하기 위해 제작한 도자기는 뚜껑 모양 분청사기이나, 성종(1457∼1494) 대에 이르면 내항아리와 외항아리를 갖춘 백자로 변한다.
충남 공주 태실에 묻은 숙종(1661∼1720) 태항아리는 유려하고 균형 잡힌 몸체가 특징이다. 외항아리 굽 안쪽 바닥에 새긴 글자를 통해 경기도 광주 관요(官窯)에서 제작했음을 알 수 있다.



국립고궁박물관이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과 함께 27일 개막하는 특별전 '조선왕실 아기씨의 탄생'은 조선왕실이 만든 태항아리를 비롯해 왕실 여성의 임신과 태교, 자녀 양육에 관한 다양한 자료를 선보이는 자리다.
전시는 1부 '종사지경, 왕실의 번영을 바라다'로 시작한다. 종사(종<蟲에서 위 글자 대신 冬>斯)는 베짱이과 곤충으로, 부부 화합과 자손 번창을 의미하는 말이다. 왕실 태교와 출산 관련 유물을 보며 자녀 탄생을 염원한 조선왕실을 떠올릴 수 있다.
이어 2부 '고고지성, 첫 울음이 울려 퍼지다'는 새로운 생명이 탄생한 과정을 조명한다. 왕실이 출산을 위해 설치한 관청인 산실청(産室廳), 아기씨 양육을 담당한 보양청(輔養廳), 아기씨를 돌본 유모인 봉보부인(奉保夫人), 출생 관련 의례에 관한 다양한 기록과 유물을 공개한다.



3부 주제는 아기 건강과 복, 국가 번영을 기원하며 조성한 태실. 태실 조성 과정을 기록한 의궤, 태실 주인공이 왕위에 오른 뒤 추가로 석물과 비석을 설치하는 가봉(加封) 이후 제작한 그림인 태봉도(胎封圖), 태실 비 탑본을 선보인다.
태실에 소중하게 봉안한 태항아리는 4부에서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성종 태항아리와 태지석(胎誌石)을 눈여겨보면 좋다. 국립고궁박물관에 있는 백자 내항아리와 태지석에 더해 국립민속박물관 소장품 백자 외항아리, 국립중앙박물관이 보관한 별도 제작 백자 뚜껑을 90여 년 만에 다시 모아 전시한다.
박물관은 7월 26일과 8월 9일 특별전 연계 강연회를 개최하고, 초등학생 대상 체험 행사도 운영한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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