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주도성장 고용타격 가능성…재정정책·공공투자 확대해야"

입력 2018-06-29 11:11  

"소득주도성장 고용타격 가능성…재정정책·공공투자 확대해야"
"최저임금 보완정책 없이는 의도한 효과 실현 어렵고 과부하 현상 생길수도"
"한국 임금분배율 1%P 개선되면 GDP 0.1% 향상"
KDI,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평가와 과제' 국제콘퍼런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소득주도로 총생산이 증가한다 해도 높은 임금으로 인해 기업은 노동절약형 기술혁신을 추진해 고용이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재정정책과 공공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저임금은 경쟁정책, 가격정책, 사회보장정책 등을 보완되지 않고서는 의도한 효과를 실현하기 어려울 수도 있고, 과부하 현상이 생길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29일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평가와 과제'를 주제로 연 국제콘퍼런스에서는 이런 지적이 잇따랐다.
로버트 블레커 아메리카대학교 교수는 '소득주도성장 이론과 경험적 실증분석'주제발표에서 "경제학자들은 빠른 경제 성장과 높은 수준의 소득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불평등을 감수해야 한다고 믿어왔는데, 최근에는 더욱 평등한 소득분배가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게 이론과 경험적 증거로 입증됐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소득주도로 총생산이 증가한다 해도 높은 임금으로 인해 기업은 노동절약형 기술혁신을 추진할 유인이 크기 문에 고용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면서 "고용감축에 대비해 재정정책과 공공투자를 확대하는 등 다양한 요소를 감안해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헌 국제노동기구(ILO) 고용정책국장은 '소득 불평등과 경제성장'이란 주제발표에서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분석은 낙수효과를 상정해 왔던 기존 성장모델이 소득 불평등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소득 불평등의 확대가 경제성장의 수준과 안정성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소득분배는 경제정책의 중요한 변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이 소득분배 개선을 통한 경제성장을 의미한다면 이는 가능한 경제전략"이라며 "단순한 임금인상 정책이 아니라는 점에 유의하고, 정책개입은 1차 분배(시장소득)와 2차 분배(가처분소득) 양쪽에서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장소득 분배를 개선하려면 기업과 노동간 분배뿐만 아니라 대기업, 중소기업, 자영업 등 기업 간 분배와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노동간 분배도 중요하며 가처분소득 분배 개선은 사회보장이 핵심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지대추구 행위를 막는 정책이 필요하며 특히 경쟁 정책과 중소기업 정책이 중요하고, 조세와 재정지출 관련 정책도 유기적으로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국장은 이어 정책적 정합성이나 보완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최저임금의 효과는 다양한 요인들이 결합해 나타나는 데, 경쟁정책이나 사회보장정책들의 보완적 역할 없이는 최저임금의 의도한 효과를 실현하기 어려울 수도 있고 과부하 현상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나원준 경북대 교수도 '지난 1년간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성과와 평가'란 주제발표에서 "최저임금 인상 이후 보완정책 수단이 제 역할을 하지 않으면서 부작용 우려가 커졌고, 경기 부진으로 고용상황 악화가 뒤따랐다"면서 "강한 반대가 이어졌고 결국 산입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후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은 원청 대기업의 하청 노동자에 대한 사용자로서의 책임성 강화를 목표로 하는 경제민주화 입법, 대기업 노동조합의 임금인상 자제와 연대임금 정책에 의한 보완이 병행될 때 그 잠재적 부작용이 최소화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최경수 KDI 지식경제연구부장은 "임금주도 성장의 대표적 사례로 1980년대 말∼1990년대 전반의 한국경제와 일본 아베 정부의 대기업 임금인상을 들 수 있다"면서 "한국에서는 임금인상이 불평등을 낮추는 방향이었지만, 일본은 도리어 높이는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국내 경제동향에서 1분기 하위 소득하락에서는 고용증가 둔화가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났는데,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은 고용증가 둔화와 소득감소에서 모두 아직 미미하다"면서 "제조업 구조조정 외에는 가계지출 증가세 둔화가 고용증가폭 축소의 주요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최근 취업자 증가세 둔화는 장기추세와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반영한 것으로, 내수부진 때문"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외즐렘 오나란 그리니치대 교수는 한국의 경우 임금분배율이 1%포인트 증가하면 국내총생산(GDP)이 0.1% 향상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임금분배율이 1~5%, 공공투자가 GDP의 1%가량 증가하는 경우 한국의 GDP는 9~13%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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