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푸틴 만났다가 거센 후폭풍…정치권·언론 혹평 일색

입력 2018-07-17 07:54   수정 2018-07-17 15:26

트럼프, 푸틴 만났다가 거센 후폭풍…정치권·언론 혹평 일색
트럼프 "미래 위한 것" 진화…現 정보수장 "러시아 美대선개입 분명"
민주·공화 일제 비판…'친트럼프 폭스까지' 언론도 "저자세 굴욕"





(워싱턴=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으로 정치적 코너에 몰린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개입 의혹을 거듭 부정하는 푸틴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가뜩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협상과 관련해 회의론이 나오는 미국 내에서는 진영을 떠나 푸틴 대통령을 만난 그의 '저자세 외교'를 혹평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더 밝은 미래를 만들려면 과거에만 집중할 순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반발이 워낙 거세 후폭풍이 쉽게 잦아들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양대 핵 강대국 '수장'의 단독회동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는 상대적으로 퇴색하고,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의혹이 전면에 부각한 셈이다. 결과적으론 지난 13일 러시아군 정보요원 12명을 대거 기소한 로버트 뮬러 특검의 '한 수'가 직격탄을 던진 꼴이 됐다.
야당인 민주당은 즉각 공격에 들어갔다.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보다 러시아의 이익을 우선시했다"면서 대러시아 제재를 강화하고 이번 정상회담을 준비한 백악관 안보팀의 청문회 출석을 요구했다.
같은 당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도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러시아가 그에 대해 개인적으로, 재정적으로, 정치적으로 뭔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2013년 모스크바 방문 당시 성관계 영상을 러시아 당국이 갖고 있다는 이른바 '트럼프 X파일' 의혹을 우회적으로 부각한 발언으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을 뒷받침하는 공화당도 싸늘한 표정이다.
공화당 서열 1위인 폴 라이언 하원 의장은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리의 동맹이 아니라는 걸 인식해야 한다"며 "우리의 기본적 가치와 이상에 적대적인 러시아와 미국 사이에는 도덕적 등가성이 성립할 수 없다"고 밝혔다.
리처드 버 상원 정보위원장도 성명에서 "미국 정보기관의 조사결과에 반하는 푸틴 대통령의 어떠한 주장도 거짓말이며,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거짓말로 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진인 존 매케인 상원 의원도 성명을 내고 "미국 대통령으로선 가장 수치스러운 실적", "비극적 실수'라고 맹비난했다




미 정보당국 역시 황당하다는 기류다. 최고 통치권자가 자국의 정보요원들보다 오히려 상대 국가의 반박을 뒷받침한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2016년 대선에 개입했다는 우리의 평가는 분명하다"면서 "러시아는 지속해서 우리의 민주주의에 침투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트윗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헬싱키 기자회견은 '중범죄와 비행'의 문턱을 넘어섰다"면서 "반역적인 것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어리석을 뿐만 아니라, 완전히 '푸틴의 호주머니' 속에 있었다"고 덧붙였다.
언론들도 혹평 일색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폭스뉴스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폭스비즈니스 진행자인 네일 카부토는 "유감스럽지만 제 느낌을 말씀드리자면, 이는 진보냐 보수냐의 문제가 아니다. 그냥 잘못된 것"이라며 "미국 대통령이 우리의 가장 큰 적, 상대국, 경쟁자에게 최소한의 가벼운 비판조차 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폭스뉴스 패널 가이 벤슨은 "쉽게 말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최악의 하루"라고 촌평했다.
보수성향 인터넷매체 '드러지 리포트'는 "푸틴 대통령이 헬싱키에서 군림했다"는 제목을 홈페이지 메인에 올렸다.
일간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트럼프·푸틴 대(對) 미국'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오늘 트럼프 대통령은 미합중국의 헌법을 수호하겠다는 취임 선서를 버렸다"고 비판했다.
CNN 앵커 앤더슨 쿠퍼는 현지 생방송을 진행하면서 "여러분들은 지금까지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가장 수치스러운 행동 가운데 하나를 지켜보셨다"고 말했다.
[현장] '푸틴 앞 저자세' 후폭풍…푸틴 편들었다가 난타당하는 트럼프

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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