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는 중·러 스파이의 천국"

입력 2018-07-30 11:36  

"실리콘밸리는 중·러 스파이의 천국"
"개방적 코스모폴리탄 문화 스파이 활동에 호조건"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 "실리콘 밸리의 개방적이고 실험적이며 범세계주의적인(코스모폴리탄) 일과 사업 문화가 새로운 비전통적 스파이 행위를 장려하고 있다."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30일 "과거 워싱턴이나 뉴욕 유엔본부에 집중돼 있던 중국과 러시아의 스파이 행위가 이제 실리콘 밸리로 옮겨오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미 정보 기관원은 폴리티코에 "FBI가 수사 또는 내사하는 산업 스파이 사건의 20%가 실리콘 밸리 지역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가총액 10위 이내 기업 가운데 5개(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가 몰려 있는 실리콘밸리, 향후 미래의 먹거리로 불리는 AI 기술 연구와 스타트업의 실험적 사업이 가장 활발히 이뤄지는 이곳에 기술 기밀을 훔치려는 산업 스파이들이 생기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활동하는 스파이들이 매우 일상적 활동을 하면서 도처에 산재해 있어 과거 정보 당국의 기준으로 보면 '스파이'로 보기 어렵다는 점이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중국 스파이들은 대사관이나 영사관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본국의 연구소나 국영기업과 직접 연결돼 산업 기술을 유출하고 있어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신분이 유학생이나 연구원, 또는 방문교수 등 합법적 비자를 갖고 있어서 스파이 활동을 적발해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클라우드 저장 업체의 보안 담당 책임자는 "정말 선량하고 똑똑하고 양심적으로 보이는 중국계 엔지니어지만 그가 본국 정부와 엮이는 상황을 볼 수 있다"면서 "한 중국계 직원은 본국에 있는 가족을 지렛대로 삼아 접근해온 중국 정보 관리들의 접촉을 경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특정 프로젝트에서는 미국 시민권자만 참여하도록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경우 과거 샌프란시스코 영사관을 중심으로 스파이 활동이 이뤄졌지만 2017년 11월 트럼프 행정부가 스파이 혐의로 영사관 폐쇄를 결정한 이후에는 러시아 정부 소유의 벤처 캐피털 회사의 미국 내 법인인 루사노 USA를 거점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스탠퍼드 대학 근처인 멘로파크에 있는 루사노 USA는 잠재적 정보 수집 활동뿐 아니라, 기술기업 인수 및 벤처 캐피털 회사로의 인력 공급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기술력을 '자랑'함으로써 자금지원을 얻어내려는 스타트업들은 벤처 캐피털을 거점으로 한 러시아 정보 수집활동가들에게는 가장 유용한 기술 획득의 창구가 될 수 있다.
폴리티코는 "실리콘밸리에는 단지 산업 스파이만 있는 것은 아니다"며 "최근 정보 당국이 다이앤 페인스타인 상원의원 사무실의 보좌진 가운데 한 명이 중국 정보원으로 활동하면서 지역 정치 현안을 중국 당국에 보고한 것을 밝혀낸 바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은 이 지역에 거주하는 수많은 중국계 미국인들을 이용해 더 포괄적인 정보 활동을 펴고 있다. 시장, 주의원, 연방 의원 선거등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돈줄'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역사적으로 자유주의적이었고 지금은 무분별한 자본주의로 유명한 실리콘밸리에서 이런 새 유형의 스파이 행위를 처리하기 위한 준비는 거의 돼 있지 않다"면서 "특히 소규모 스타트업들은 잠재적 산업 스파이를 미 정보 당국에 신고할 동기가 결여돼 있다"고 말했다.
또 대학이나 연구소의 경우 소속원들의 스파이 위협에 대한 무지, 정치적 무관심 등으로 인해 강화된 안전보안 기준을 적용하려 할 경우 '고정관념'이라는 비난을 살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한 전직 고위 정보관리는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과의 스파이 게임에서 어떤 새 전략을 채택하고 변화하는지를 알려면 샌프란시스코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까지 말했다.
지난주 아스펜 안보포럼에 참석한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도 실리콘밸리의 스파이 위협을 경고하면서 "대첩보활동 관점에서 볼 때 중국은 가장 광범위하고 보편적이며 위협적인 도전을 대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kn020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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