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캠프 기본, 해외연수는 덤"…지자체 통 큰 장학사업

입력 2018-07-31 08:10  

"영어캠프 기본, 해외연수는 덤"…지자체 통 큰 장학사업
여름방학 영어캠프 열고 우수자 미국·유럽 공짜 연수 주선
교육경비 보조 제한 뒤 향토장학회 주축 파격 프로그램 선봬

(청주=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보은지역 초등학생과 중학생 100명은 지난 30일 충북대 국제교류본부 영어캠프에 입교했다.

보름 동안 이곳에서 원어민과 함께 생활하면서 회화능력을 키우게 된다.
대상자는 교육지원청의 추천을 받아 선발했다. 성적 우수자와 함께 생활 형편 등을 고려해 선발했다는 게 보은군의 설명이다.
캠프를 수료하면 어학 테스트를 거쳐 내년 1월 미국 어학연수에 나설 중학생 15명을 선발한다.
단순한 영어캠프에 머물지 않고, 미국 연수까지 덤으로 챙기게 되는 것이다.
캠프 운영비 1억1천만원은 전액 보은군에서 부담했고, 1인당 400여만원에 달하는 미국 연수비용은 보은군 장학회가 후원한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돈 한 푼 안 들이고 자녀의 견문을 넓혀주고 차원 높은 영어교육 기회도 얻게 된다.
보은군은 2011년부터 이런 방식으로 500명에 대한 영어캠프와 86명의 미국 연수를 주선했다.
변변한 사설학원이 없는 농촌의 열악한 영어 학습환경을 극복하면서 글로벌 인재를 키우겠다는 야무진 계획을 담았다.
군 관계자는 "영어캠프 등이 이뤄지면서 서울 소재 대학 진학률이 높아졌고, 학생들의 영어에 대한 관심도 그만큼 커졌다"고 성과를 설명했다.
충북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이 정부의 교육경비 보조 제한 등에 발맞춰 통 큰 장학사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자칫 뒤떨어진 교육환경이 인구 감소와 더불어 우수 인재들의 유출로 학교 등 공동체 붕괴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자구책이다.
방학 영어캠프는 기본이고, 수 백만원 넘게 드는 미국·유럽 어학연수나 일본·중국 문화탐방에 이르기까지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적지 않게 들어가는 비용은 정부 규제를 받는 지자체 대신 향토장학회 등이 곳간 문을 활짝 열어 후원하고 있다.
괴산군은 이달 들어 고등학교 1학년 90명을 1∼2주 일정으로 미국·프랑스·호주·일본 4개국에 내보내는 중이다.
어학능력과 더불어 글로벌 안목을 키워주려는 시도로, 연수비의 70%는 괴산군민장학회에서 지원한다.
군 관계자는 "작년에 중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국 연수를 올해 고등학생으로 확대하고 규모도 키웠다"며 "이런 사업을 대폭 늘려 도시와 교육격차를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영동군은 지난 23∼27일 인천 영어마을에서 초등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영어캠프를 운영한 데 이어 30일 중학생 100명을 추가 입교시켰다.
중학생 가운데 성적 우수자 30명은 내년 1월 미국 자매도시인 알라미다시로 어학연수 가는 특전도 받게 된다.
500만원의 연수비 중 학부모가 10%를 부담하고 나머지는 전액 군에서 지원하는 조건이다.
옥천지역 중학생 20명도 지난 6∼20일 미국 동부의 하버드 대학과 유엔본부, 항공우주국(NASA), 국립보건원(NIH) 등을 둘러보면서 미래에 대한 꿈을 키웠다.
연수비 1억원은 전액 옥천군민장학회에서 지원했다.

진천군은 다음 달 고교생 20명을 대상으로 중국·러시아 항일 독립운동 유적지 탐방에 나서고, 음성군도 청소년 50명을 백두산과 중국 유적지로 보내는 역사 기행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경비는 진천군과 음성군 장학회에서 지원한다.
정부는 2014년부터 지방세와 세외수입으로 공무원 인건비를 충당하지 못하는 지자체에 교육경비 보조를 제한하고 있다.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의 퍼주기식 선심행정을 막겠다는 의도다.
올해 기준 전국 지자체 226곳 중 71곳이 이 규정에 걸려 교육경비를 지원하지 못한다. 충북의 경우 군(郡) 단위 지자체 대부분이 포함됐다.
해당 지자체는 이 조치가 도농간 교육격차를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더는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을 들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하소연한다.
옥천군 장학회 관계자는 "교육경비 보조 제한과 학생 수 감소 등으로 무너지는 교육현장을 지켜볼 수 없어 장학사업을 확대했다"며 "해마다 행복교육지구 사업 2억원과 학교 보조금 1억원씩을 지원하는 등 지출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bgi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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