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 당시 총리, '비핵 3원칙' 천명으로 배치 포기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일본 정부가 1960년대 후반에 핵무기 탑재 탄도탄 요격미사일(ABM)의 일본 배치를 위해 미국 정부와 여러 차례 협의를 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7일 전했다.
미국측도 일본의 요청을 긍정적으로 검토했지만 1967년 12월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1901∼1975) 당시 총리가 "핵무기를 반입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포함한 비핵3원칙을 분명히 하면서 이런 계획은 무위로 돌아갔다.
신문에 따르면 이런 내용은 미국 정부가 최근 비밀 지정을 해제한 미일 안전보장고위급실무협의(SSC) 의사록 등에서 확인됐다.
SSC는 사토 총리 재직 당시인 1967년에 만들어져 같은 해 5월에 첫 회의를 가졌다.
1968년 1월 3차 회의까지 일본측의 관심은 ABM 배치였다. 미국은 구소련 및 중국과 대립하던 냉전시기인 1967년 9월 ABM 도입 방침을 공식 밝혔다.

의사록에 따르면 첫 회의에서 미국측은 ABM에 대해 '대통령용 자료'를 토대로 설명했다.
일본측은 우시바 노부히코(牛場信彦) 당시 외무성 사무차관이 "일본을 사거리로 하는 중국의 중거리 미사일을 ABM으로 요격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고 전했다.
1967년 8월 2차 회의에서 알렉시스 존슨 당시 주일 미국대사는 "일본의 의향을 확실히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해 1월 3차 회의에서는 요격 고도에 따른 지상의 방사능 오염 차이 등 자위대의 실제 운용을 전제로 한 논의까지 이뤄졌다.
일본측은 중국의 핵 미사일 방어를 위한 대응 차원에서 ABM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미국측은 일본의 독자적 핵무장 추진을 막기위해 ABM 배치를 긍정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런 협의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사토 당시 총리가 국회에서 핵무기 비보유, 비반입 입장을 밝히며 협상 진전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토 당시 총리는 1967년 12월에 핵무기 비보유와 비반입에 비제조를 추가한 '비핵화 3원칙'을 표명했다.
이후 1968년 6월 4차 SSC부터는 일본측의 희망으로 ABM 도입 문제는 의제에서 제외됐고, 일본 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긴키(近畿)대학의 요시다 신고(吉田眞吾) 부교수는 "일본 국민의 반핵 감정 고조 및 ABM의 비용대비 효과, 주변국의 반발 등을 고려한 것 아니겠느냐"고 일본측의 배치 포기 배경을 설명했다.

choin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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