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빠져나간 '솔릭' 곳곳 생채기…피해는 예상보다 작아(종합2보)

입력 2018-08-24 13:16   수정 2018-08-24 16:30

한반도 빠져나간 '솔릭' 곳곳 생채기…피해는 예상보다 작아(종합2보)
대규모 정전…강풍에 나무 뽑히고 담장 무너져
실종 1명·부상 2명·이재민 46명 발생…피해 복구 본격화

(전국종합=연합뉴스) 제주를 강타하고 육지에 진입한 제19호 태풍 '솔릭'이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를 뿌리며 24일 한반도를 빠져나갔다.
막강한 위력으로 제주 전체를 뒤흔든 태풍은 호남지역을 지나면서 세력이 약해져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내륙에서도 대규모 정전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태풍이 지나는 길목의 주민들은 창문을 걸어 잠그거나 유리창에 신문지와 테이프를 붙이며 촉각을 곤두세운 채 밤잠을 설쳤다.

◇ '솔릭' 오전 11시께 한반도 빠져나가…여전히 바람 강해
기상청에 따르면 '솔릭'은 이날 오전 9시 강릉 남서쪽 40㎞ 부근 육상을 거쳐 오전 10시 강릉 남서쪽 20㎞ 부근 육상에 있다가 동해로 빠져나갔다.
기상청 국가태풍센터 관계자는 "오전 11시 이후에도 강원도 일부 영동 지역에는 강풍이 불 수 있다"면서 "오후는 돼야 완전히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전날 강한 중형급 태풍이던 '솔릭'은 한반도를 거치며 약한 소형으로 작아졌다.
강풍 반경은 120㎞이고 중심기압은 985hPa(헥토파스칼)이다.
솔릭은 전날 오후 11시께 전남 목포에 상륙해 호남과 충청, 강원 등 내륙지방을 관통했으나 피해는 애초 우려했던 것보다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육상의 태풍 특보는 대부분 해제됐지만, 해안을 중심으로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부는 곳이 있으니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제주 윗세오름 1천33㎜, 전남 진도 305.5mm, 제주 302.3mm, 전남 강진 245.5mm, 해남 180.5mm, 목포 153.2mm, 경남 함양 112mm, 전북 고창 114.5mm 등이다.
전북 임실 강진면에는 한때 시간당 32.5㎜의 장대비가 쏟아졌다.

◇ 담장 붕괴로 10대 골절상…대규모 정전, 강풍에 가로수 뽑혀
제주를 할퀸 솔릭은 내륙에 상륙한 뒤에도 적지 않은 피해를 냈다.
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23일부터 24일 새벽까지 총 163건의 태풍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지난 23일 오후 8시 40분께 고흥군 고흥읍 한 아파트 담장 일부가 무너져 길을 지나던 A(16) 군이 골절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같은 날 오후 완도군 보길면 보옥리 버스정류장과 진도군 임회면 상만리 버스정류장이 강풍에 파손됐다.
진도군 임회면에서는 나무가 쓰러져 주차 차량을 덮쳤으며 완도군 보길면 선창리 호안도로 일부가 유실됐다.
해남과 완도에서 가옥 수채가 일시적으로 침수됐다.
광주에서는 가로수가 쓰러지거나 건물 간판이 떨어지는 등 61건의 피해신고가 접수됐다.
전날 한라산 진달래밭에 최대순간 풍속(초속) 62m를 기록한 데 이어 24일 오전 2시 여수 간여암에서 32.7m의 강풍이 측정됐다.



전북에서는 강풍 때문에 전주와 군산, 부안에서 가로수 5그루가 넘어졌고, 군산 한 원룸 건물에서는 외벽 마감재가 떨어졌다.
태풍의 영향권에 든 부산에서도 24일 새벽 건물 6층 옥상의 교회 첨탑이 부러지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 2시께 창원시 의창구 도계동의 한 빌라 외벽 일부가 강풍으로 떨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되는 등 경남에서도 일부 피해가 발생했다.



제주와 전남, 광주 일원의 주택과 상가, 축사 등 2만6천826곳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2만6천765곳에서 전원 공급이 재개됐고 61곳은 복구 중이다.
경기도에서는 주거지의 석축붕괴 우려 등으로 4개 시·군 9가구 30명이 마을회관이나 친척 집에 임시 대피하기도 했다.
전날 오후 충남 논산시 노성면에서는 강풍에 쓰러진 나무가 단독주택을 덮치면서 지붕 일부가 부서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그러나 우려했던 것에 비해서는 큰 피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 전국서 실종 1명·부상 2명·이재민 46명 발생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이날 오후 1시 현재 실종 1명, 부상 2명이 발생했다.
강원과 경기, 전남에서는 20가구 46명이 일시 대피했고 이 중 5가구 13명은 귀가했다.
국토 77호선 절토사면 1곳이 유실됐다가 복구됐고, 제주 별도봉 정수장 도수관 누수도 복구가 완료됐다. 또 67건의 하수관 역류 사고가 났으며 제주 위미항 방파제가 유실됐다.
전남 완도와 진도에서는 버스정류장이 부서졌고, 제주와 여수, 장흥, 해남에서는 가로수 154그루가 넘어졌다. 가로등 3개와 신호등 97개도 파손돼 일부 복구작업이 진행 중이다.
제주에서는 비닐하우스 4동과 축사 8동, 어선 6척, 넙치양식 시설 3곳, 제주 종합경기장과 서귀포 색달 매립장 지붕이 파손되는 사고도 있었다.



여객선은 97개 항로 165척의 발이 묶였다. 유선(유람선) 248척도 통제 중이다.
현재 15개 공항 중 군산과 청주를 제외한 13개 공항이 정상 운항하고 있다.
국립공원은 21개 전 공원의 모든 탐방로 입장이 통제됐고 제주 한라산 전 구간과 올레길 전체 코스도 역시 출입이 제한되고 있다. 통제됐던 고흥 거금대교·소록대교는 이날 오전 2시 30분부터 통행이 재개됐다.
다목적댐 20곳은 모두 홍수기 제한수위 이하로 관리되고 있다. 다기능 보 16개 중 13개가 보 수문을 열고 방류 중이다.

◇ 오늘 대부분 학교 휴업·휴교
전날 오후 5시 기준 전국적으로 2천667개 학교가 등·하교 시간을 조정하고 1천965개 학교가 휴업했다.
휴업·휴원에 따라 교육부는 안전이 확보되는 범위 내에서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방안을 학부모에게 안내하라고 요청했다.



24일에는 전국적으로 7천835개교가 휴업·휴교했다.
세종·강원·전북은 모든 학교가 휴업하고 충북은 전 학교가 교직원까지 나오지 않은 휴교를 결정했다.
서울과 인천, 경남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가 전면 휴업하고 고등학교는 휴업이 권고된다. 대전은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전면 휴업, 중학교와 고교는 휴업 권고가 결정됐다.
복지부는 전국 어린이집에 자율 휴원 조치를 권고했다.
(박재천 황희경 장아름 이재영 이재림 정경재 최찬흥 김선경 노승혁 기자)





n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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