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비구름, 럭비공처럼 국지성 호우…"상상도 못한 현상"

입력 2018-08-29 10:48   수정 2018-08-29 17:40

강력한 비구름, 럭비공처럼 국지성 호우…"상상도 못한 현상"
성질 다른 고기압 정체에 수증기 더해져 '물폭탄'…강수대 이동방향 급전환
어제부터 오늘 오전 9시까지 철원 346.5㎜·서울 도봉 187㎜ 집중호우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당황스러움을 넘어 입이 딱 벌어질 정도다. 상상하지 못한 현상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강수대 이동방향이 갑자기 바뀌며 서울 곳곳에 시간당 5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진 28일 밤 놀라움을 이렇게 표현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28일부터 29일 오전 9시까지 강수량은 서울 도봉 187.0㎜, 강북 182.5㎜, 은평 172.5㎜, 성북 140.0㎜, 노원 124.5㎜를 기록했다.
서울 대표 측정소가 있는 종로에는 97.0㎜의 비가 내렸다.
같은 기간 강원도는 철원(동송) 346.5㎜, 인제(서화) 250.5㎜, 양구(방산) 206.0㎜, 경기도는 포천(영북) 298.0㎜, 연천(왕징) 278.5㎜, 동두천(하봉암) 209.5㎜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제19호 태풍 '솔릭'이 24일 한반도를 빠져나간 뒤 마치 장마철 같은 비가 계속해서 내리고 있다.
'솔릭'이 지나간 뒤 북쪽에서 찬 고기압이 내려와 남해안과 일본 남쪽에 걸쳐 있는 북태평양 고기압을 만나며 비구름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만 부근 열대저압부가 소멸하며 나온 수증기가 중국 쪽에서 유입되면서 비의 강도가 세졌다.
정관영 기상청 예보정책과장은 "성질이 다른 두 개 고기압의 세력이 비슷해 중부지방에 정체돼 있다"며 "서쪽에서 수증기까지 많이 들어오며 계속해서 비구름이 새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삼박자가 갖춰진 상황에서 비구름의 폭이 좁다 보니 제한된 지역에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경향이 있다고 정 과장은 설명했다.



전날 밤 서울 일부 지역에 홍수주의보가 내려지게 한 '상상 범위 밖' 기습 폭우는 기본적으로 이런 틀 속에서 다른 요소까지 더해진 결과다.
유희동 기상청 예보국장은 "(중국) 보하이만 북서쪽 상층의 한기가 서해를 지나 경기만 부근으로 매우 빠르게 접근했다"며 "이런 가운데 (황해남도) 해주 부근에서 작은 규모의 고기압이 생성돼 강수대가 북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막았다"고 전했다.
한기 유입 등으로 대기가 불안정해진 영향으로 서울 등에 강한 비를 뿌린 구름이 북쪽으로 옮겨가지 못하고 머물면서 홍수를 우려하는 상황까지 초래한 셈이다.
비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열흘 뒤까지 날씨 정보를 제공하는 기상청 중기예보를 보면 토요일인 다음 달 1일까지 전국 곳곳에 비가 올 전망이다.
현재 경기, 강원 북부에 호우특보가 발효 중이다. 서울, 인천 등에는 예비 호우특보가 발효된 상태로, 이날 오후 호우특보가 발효될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30일 오전까지 서울, 경기와 강원 영서를 중심으로 시간당 4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고 돌풍이 불며 천둥·번개가 치는 곳이 있겠다"고 내다봤다.






ksw0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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