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S-400 도입 반대하는 미국에 반박…美-터키 관계 걸림돌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터키는 러시아제 첨단 방공미사일 S-400 도입을 위해 누구의 허락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강조했다고 타스 통신이 터키 언론을 인용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국 일간 신문 '밀리예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러시아와 S-400 (구매) 협정을 맺었지만 일각에선 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미안하지만 우리는 누구에게도 허락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의 러시아제 S-400 미사일 도입에 우려를 표명해온 미국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31일 자국 군사학교 졸업식에 참석해서도 S-400 방공미사일을 비롯해 러시아 무기를 조기에 도입할 것이라고 장담한 바 있다.

러시아와 터키는 지난해 12월 러시아제 S-400 미사일 4개 포대분을 25억 달러(약 2조7천억 원)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4월 앙카라 정상회담에서 당초 2020년으로 돼 있던 S-400 공급 시기를 앞당기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그동안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터키가 러시아제 방공미사일 S-400을 구매할 경우 나토 무기체계와 연계·호환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터키의 계획에 반대해 왔다.
특히 터키가 S-400 미사일을 구매할 경우 역시 터키가 미국에서 도입하려는 F-35 스텔스 전투기를 포함한 일부 미제 무기들의 보안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터키에 러시아제 미사일 도입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말 미 상원 국방위원회를 통과한 '국방수권법안'(NDAA)은 터키의 S-400 도입 포기를 F-35 공급의 전제 조건으로 명시하고 터키가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전투기를 공급하지 말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터키는 미 전투기 F-35 도입과 러시아 미사일 S-400 도입은 별개의 사안이라며 두 계약이 모두 이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S-400 미사일 도입 건은 터키의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 억류 사건과 함께 미국-터키 관계를 최악 수준으로 악화시키는 요인 가운데 하나가 되고 있다.
S-400은 지난 2007년부터 러시아군에 실전 배치된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으로 저고도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과 전술탄도미사일, 군용기 등을 모두 요격할 수 있는 고성능 첨단 미사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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