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정권 걸쳐 3년 재임 임성남 외교 1차관 이임사

임성남 외교1차관 이임식…"한눈엔 현미경, 한눈엔 망원경" / 연합뉴스 (Yonhapnews)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훌륭한 외교관은 한쪽 눈에는 현미경, 한쪽 눈에는 망원경을 달고 그 배율이 자유자재로 왔다 갔다 할 수 있어야 합니다."
37년간의 외교관 생활을 일단락지으며 28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 리셉션홀에서 열린 이임식 자리에 선 임성남(60) 외교부 1차관의 '고별훈수'였다.
임 차관은 이임사에서 "당면한 사안에만 매몰되지 말고 닥친 일의 맥락과 배경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면서 종합적으로 사고하는 능력과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렇게 할 때만 문제를 효율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해결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외교관이라는 직업은 가장 디지털적인 시대에서 가장 아날로그적인 일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전해도 없어질 수 없는 직업 중 하나가 외교관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며 "너무 복잡한 변수가 작용하고 너무 다양하게 전개되는 상황에 여러 언어로 대처하는 외교관 일은 인공지능으로 대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젊은 직원들은 깊이 생각하고 항상 공부하고, 가장 중요한 수단인 언어능력 배양에 '아날로그적 노력'을 계속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임 차관은 "그간 인생을 살면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느낀 것은 겸손과 배려"라며 "겸손과 배려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다. 남의 입장에 서서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고 사물을 보는 자세가 외교에서도 일맥상통한다"고 강조했다.
그와 더불어 임 차관은 "최근 3차례 남북정상회담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통해서 한반도 정세가 본질적 변화와 발전의 단계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작은 기여나마 할 수 있었던 것을 큰 보람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시 14회로 1981년 외교부에 입부한 임 차관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11월 부임 이후 3년 가까이 두 정권에 걸쳐 외교부 1차관으로 재임했다.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역임한 그는 전공인 대미외교는 물론 주중 공사를 지내며 대중 외교에도 경력을 쌓았다. 외교부 내에서 미국과 중국을 두루 섭렵한 몇 안 되는 외교관으로 꼽힌다.
정권 교체 후에도 차관직을 유지한 것 자체가 외교부에서 외유내강형 '전략가'로서 실력을 인정받은 것이었으며, 실제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진용의 장·차관급 중 거의 유일한 '미국통' 직업 외교관으로서 격변기 한미관계를 적절히 관리하는데 일정한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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