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동기 "학교 친구 죽이기 전에 가족 먼저…" 충격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에서 중학교 3학년생인 손자가 80대 조부모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발생했다.
범행을 저지른 손자는 학교 친구를 죽이기 전에 가족들을 먼저 살해하려고 했다고 동기를 밝혀 충격을 낳고 있다.
21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18일 저녁 사이타마(埼玉)현 와코(和光)시에 사는 80대 부부가 사는 아파트에서 흉기에 찔려 쓰러져 있는 것을 딸이 발견해 신고했다. 부부 중 남편(87)은 숨지고 부인(82)은 중상을 입었다.
경찰은 사건 후 한때 행방을 감췄던 손자를 찾아 범행을 저질렀다는 자백을 확보하고 체포했다.
주변 사람들에 따르면 노부부는 주위 사람들과 특별한 마찰이 없었던 온화한 성격의 소유자들로, 가해자인 손자와 별다른 다툼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손자가 범행 동기로 "가족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라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와 충격이 확산하고 있다.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은 21일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소년이 "학교에 용서하지 못할 학생이 있어서 죽이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가족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해 먼저 가족 모두를 죽인 뒤 하려고(동급생을 죽이려고)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학교 측은 소년의 교우 관계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고 밝히고 있지만, 경찰은 소년이 직접 조부모에게 원한을 가지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만큼 소년의 증언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손자는 조모가 "죽기 전에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말하자 화장실에 가게 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조모는 화장실에서 자신의 딸이자 손자의 엄마에게 "빨리 와달라"는 휴대전화 음성 메시지를 남겼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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