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태권도, 7개월 만에 평양서 재회…'한 걸음 더'

입력 2018-10-28 07:00  

남북 태권도, 7개월 만에 평양서 재회…'한 걸음 더'
세계연맹 시범단, 4박5일 일정으로 30일 평양방문
국제연맹과 합동공연 포함한 두 차례 시범 무대
총재단도 동행해 태권도사업 관련 논의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뿌리는 하나인데도 한국과 북한을 축으로 수십 년간 두 갈래 길을 걸어온 태권도가 약 7개월 만에 다시 평양에서 한 무대에 오른다.
세계태권도연맹(WT) 태권도시범단이 국제태권도연맹(ITF) 초청으로 오는 30일부터 11월 3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한다.
WT 총재단과 태권도시범단 등 총 49명으로 꾸려진 이번 방북단은 30일 오전 김포공항을 떠나 중국 베이징을 거쳐 고려항공편으로 평양 땅을 밟는다.
시범단 22명은 모두 한국인이며 총재단에는 외국인도 포함됐다.
방북 기간 WT 시범단은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두 차례 시범공연을 한다.
31일 WT 시범단이 단독 시범을 펼치고 내달 2일에는 WT와 ITF 시범단이 합동 공연을 하기로 했다.
11월 1일에는 태권도성지관, 만경대학생소년궁전 등을 참관할 예정이다.



한국 주도로 성장한 WT와 북한을 주축으로 발전한 ITF 모두 태권도 종목의 국제경기단체다.
하지만 ITF도 애초 우리나라 육군 소장 출신 고(故) 최홍희 씨가 주도해 1966년 서울에서 설립됐다.
이후 최홍희 초대 총재가 우리 정부와 갈등으로 1972년 캐나다로 망명했고, 한국에서는 1973년 세계연맹이 새로 창설돼 고(故) 김운용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이 총재를 맡았다. 이후 WT는 태권도를 스포츠로 발전시켜 세계화에 성공하고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을 이뤄냈다.
반면, ITF는 1980년부터 태권도 보급을 위해 북한에 사범들을 파견하고 왕래하면서 북한과 인연을 쌓았다. 이 때문에 ITF 태권도는 북한 태권도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WT가 평양에서 태권도 시범공연을 하는 것은 지난 4월 초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당시 우리 예술단과 함께 평양을 방문한 WT 시범단은 4월 1일 태권도전당에서 단독공연을 한 뒤 이튿날 평양대극장에서 ITF와 합동공연무대를 꾸몄다.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조성된 남북 간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이어나가자며 북측에서 우리 측 예술단과 태권도시범단의 평양방문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었다.
한국 태권도시범단이 북한을 방문해 시범공연을 한 것은 대한태권도협회 시범단이 남북장관급회담 합의에 따라 2002년 9월 평양에 파견돼 태권도전당에서 두 차례 시범공연을 선보인 이후 16년 만이자 두 번째였다.



이후 지난 8월 ITF가 WT에 초청장을 보내 이번에는 10·4 남북공동선언 1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WT 시범단의 방북을 요청하면서 7개월 만에 다시 평양방문이 성사됐다.
전원 북한 단원들로 구성됐던 ITF 시범단이 평창올림픽 기간인 지난 2월 방한해 올림픽 개회식을 포함한 총 4차례 시범 무대를 가진 것까지 포함하면 WT와 ITF는 올해에만 세 번이나 한 무대에서 호흡을 맞추게 됐다.
WT는 이번에 북측에서 태권도시범단만 따로 다시 평양에 초청한 데 대해 큰 의미를 두고 있다.
게다가 7개월 전 방북 때는 WT 내부 일정과 맞물려 수뇌부가 시범단과 동행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조정원 총재, 하스 라파티 사무총장, 대륙연맹 회장 등도 함께 방북한다.
이번 평양방문 기간에 협력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양 단체가 함께 할 수 있는 태권도 관련 사업에 관해서도 더욱 진전된 이야기가 오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조정원 총재 역시 "수십 년간 단절돼 있었던 만큼 어느 정도 시간은 필요하겠지만, 태권도는 뿌리가 하나였기에 앞으로 다시 하나로 갈 방안을 함께 모색하자는 것이 이번 평양방문의 주된 목적"이라며 "이번 방문 기간 구체적인 상호 협력 방안이 논의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WT와 ITF는 2014년 8월 중국 난징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입회하에 합의의정서에 서명하고 지속적인 교류를 추진해 왔다.
합의의정서에는 상호 인정과 존중, 양 단체 주관 대회 및 행사 교차출전, 국제연맹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추진, 다국적 시범단 구성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합의의정서에 따라 2015년 5월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열린 WT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회식에서 WT와 ITF 태권도시범단이 사상 처음으로 합동 시범공연을 선보였다.
이후 지난해 6월 전북 무주에서 열린 WT 세계선수권대회 때도 ITF 소속 북한 시범단이 방한해 대회 개·폐회식과 전주, 서울 등에서 4차례 공연을 했다.
당시 WT와 ITF는 2020년 도쿄올림픽 합동 시범공연 추진 등을 구두로 합의한 바 있다.
hosu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