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면 이슬람 최대행사 아르바인…이라크 카르발라서 거행

입력 2018-10-30 17:32  

알고보면 이슬람 최대행사 아르바인…이라크 카르발라서 거행
시아파 숭모하는 이맘 후세인 순교 뒤 40일째 날
매년 시아 무슬림 1천여만명 성지순례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슬람 시아파의 종교행사인 아르바인이 시아파의 성지 이라크 남부 카르발라에서 30일(현지시간) 진행됐다.
시아파 무슬림이 숭모하는 3대 이맘 후세인 이븐 알리가 순교한 지 40일째를 기리는 날이다. 아르바인은 아랍어로 '40'이라는 뜻이고, 시아파의 중심국 이란에서는 이날을 체헬롬(40번째 날)이라고 부른다.
한국의 제례와 비교하면 49재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시아파 무슬림은 이맘 후세인의 순교를 기억하고 애통해 하는 '아슈라'(이슬람력 첫번째 달 10번째 날)라는 종교행사를 치르는 데 아슈라에서 시작된 추모 기간이 아르바인으로 마무리된다.
이슬람의 교조 예언자 무함마드가 후계자를 정하지 않고 세상을 떠난 뒤 4대 칼리프 알리까지는 예언자의 혈통이 종교와 정치의 지도자였다.
이후 예언자의 혈통만이 칼리프가 될 수 있다는 세력(시아)과 그렇지 않더라도 합의로 추대할 수 있다는 세력(수니)이 갈려 대립했다.
시아파라는 명칭 자체가 '알리의 추종자'라는 뜻이다.
양측의 갈등은 서기 680년 10월 지금의 이라크 중남부 카르발라에서 극에 달한다.
수니파 세력은 우마이야 왕조를 창건해 그 왕을 최고 종교지도자인 칼리프로 책봉했다. 반면 소수 시아파는 이를 거부하고 예언자 무함마드의 손자이자 4대 칼리프 알리의 아들 후세인을 따랐다.
우마이야 왕조의 야지드 1세는 아버지 무아위야에게서 680년 칼리프를 이어받은 뒤 후세인의 시아파 세력에 충성을 요구했다.
후세인은 결사항전을 택하기로 하고 카르발라에서 우마이야 왕조와 맞붙었으나 그의 곁엔 72명의 병사와 가족밖에 없었다.
절대적으로 열세인 후세인의 시아 세력은 카르발라 전투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카르발라 전투는 전투라고 부를 수 없을 만큼 일방적이고 짧았지만 수니파와 시아파가 돌이킬 수 없는 갈등 관계가 된 결정적 장면이 됐다.
시아파는 이 카르발라 전투가 벌어진 날을 아슈라로 칭하고 지금껏 지켜왔다.
아슈라에서 40일째 되는 아르바인에 시아파 무슬림은 1천400년 전의 전투 현장이자 성지가 된 카르발라로 순례한다.


이들은 카르발라에 있는 이맘 후세인의 영묘에 모여 아르바인 의식을 치른다.
비록 1천400년 전이지만 자신들이 가장 숭모하는 이맘 후세인이 순교의 피를 흘린 바로 그곳에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아르바인 성지순례는 이슬람 신자로서 신앙적 감격이 매우 고양되는 체험일 터다.
시아파 무슬림은 아르바인을 치르려고 10여일간 수백㎞를 걸어 성지 카르발라에 도착하기도 한다.
이라크와 인접한 이란 서부에서는 아르바인이 시작되기 약 2주 전부터 '야 호세인'(후세인이여)라는 검은 깃발을 앞세우고 카르발라로 향하는 순례행렬을 볼 수 있다. 이란 언론에서는 이들의 순례와 자원봉사자의 선행을 대대적으로 보도한다.
모이는 신자의 규모로 치면 아르바인은 이슬람 최대행사라고 할 수 있다.
흔히 성지순례라고 하면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매년 열리는 정기 성지순례(하지)를 떠올리는 데 올해 하지에는 237만여명이 모였다.
그러나 아르바인은 이란에서만 약 200만명이 성지순례하는 등 1천만명이 넘는 무슬림이 운집한다. 이슬람국가(IS)가 창궐하기 전인 2013년에는 1천800만명이 카르발라에 도착했다고 이라크 당국이 발표했다.
아르바인은 정치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시아파의 맹주 이란과 이웃 나라 이라크의 종교적 동일성을 해마다 확인하는 장이 되기 때문이다.
사우디를 위시한 수니파 진영에 맞선 '시아 초승달 벨트'의 근간이 되는 두 나라의 정치, 종교계는 아르바인을 고리로 결속을 다진다.
더욱이 시아파가 전체 무슬림의 30% 정도인 소수인 까닭에 이런 대규모 종교행사를 통한 응집력은 더 강화된다고 할 수 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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